엄마와 딸의 교환 일기

엄마의 일기

경치가 너무나 좋다. “얘들아 너무나 아름답지 않니?” 대답이 없다. 이해가 안 간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이 아름다움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괴물단지를 키우고 있는 걸까?

딸의 일기

내일은 일요일. 일주일 중에서 늦잠을 잘 수 있고, 침대에 뭉그적거릴 수 있고, 시간 넉넉히 잡고 숙제를 할 수 있는 단 하루뿐인 날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제안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인 수지 모건스턴이 1985년 당시 사춘기를 지나던 딸과의 교환일기를 소설의 형식으로 엮은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처음 소개돼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 모임) 추천도서, 서울시 교육청 권장도서를 비롯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사랑받았다.

이 소설은 각 장이 한 번은 엄마의 입장에서 한 번은 딸의 입장에서 같은 제목으로 두 번씩 쓰여져 있다. 입을 옷이 없다며 투정하는 아이와, “그럼 아무것도 입지 말고 가”라고 응수하는 엄마의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 가정의 모습 그대로다.

연인이나 자매처럼 친밀하다가도 때로 질투하는 관계로 치닫기도 하는 보편적인 모녀관계의 섬세한 면면까지 포착했다.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 스지 모건스턴/ 웅진지식하우스/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