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의 변

분패한 여성 후보들은 낙선에도 불구하고 ‘도전’에 큰 의미를 두면서 이것이 후배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길 기원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이기도 한 동작구에서 정 대표의 여성전략공천 의지에 따라 구청장 후보로 낙점된 이재순(56) 후보는  민주당의 약진으로 패배했다.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장을 역임한 장성 출신인 이재순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다. 손잡아 주시고, 따뜻한 말을 전해주신 구민들께 감사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후보 등록 때부터 하루 서너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해 힘들었다는 이 후보는 엄마에 대한 간절함으로 명함을 돌리며 열심히 뛰어준 두 딸에게 감사를 전했다. 20대 중반의 두 딸의 활동은 캠프에서도 감동적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내부적으로 탄탄하게 결속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후보는 여성 후배들에게 “자치단체장에 여성이 많아지면 사회가 맑아질 것”이라며 “여성들이 좀 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싸웠지만, 정치적으로 연결이 잘 되지 않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지지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개표가 한창이던 6월 2일 밤 10시 30분, 낙선을 예감한 구혜영(47) 한나라당 광진구청장 후보는 선거사무실을 찾은 지지자들과 선거 관계자들에게 아쉬운 인사말을 전했다. 구 후보는 여성전략공천 지역이 아닌 광진구에서 당내 경선을 통해 당당히 공천을 받아, 본선 경쟁력이 강한 후보로 주목 받았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4만8679표(31.03%)를 얻어 6만1155표(38.99%)를 얻은 민주당 김기동 후보에게 구청장 자리를 내주었다.

한나라당 박승숙(73) 인천 중구청장 후보 캠프는 출구조사 결과가 민주당 우세로 나타나자 급속히 침울한 분위기로 빠져들었다. 저녁 7시를 넘기자 당직자들도 하나둘씩 캠프를 빠져나갔고, 박 후보 역시 TV 앞을 떠났다. 결국 재선을 노리던 박 후보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박 후보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는 말로 안타까운 심정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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