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 투영된 다문화 사회 현주소
‘안산’에 투영된 다문화 사회 현주소
  • 정필주 객원기자 myvirtual@paran.com
  • 승인 2010.06.04 12:15
  • 수정 2010-06-04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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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 ‘우리 시대 다문화’ 전시회
국내외 작가 15명, 설치·행위·개념미술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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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 50여 개 국적의 6만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어 ‘다문화 특구’로 지정되기도 한 안산에서 다문화를 주제로 한 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미술관은 ‘우리 시대 다문화’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고 설치, 드로잉 등 20여 점의 작품을 27일까지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의 병설기관으로 지난해 설립된 경기 창작센터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경기 창작센터의 입주 작가와 프랑스 파리의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의 레지던시 르 파비용(Le Pavillon)의 입주 작가가 서로 교류하며 작업한 결과가 전시로 꾸려진 것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화나 수채화 등의 평면작업이 아닌 설치와 행위, 개념미술의 형식을 통해 ‘우리 시대 다문화’를 그려내고자 한 이번 전시는 한국이 앞으로 맞을 다문화라는 ‘모습’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안산’의 지금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경기 창작센터 개관 후 첫 사업이자 르 파비용의 개관 10주년 사업의 일환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미술관 산하의 레지던스 간의 교류라는 기획 하에 추진됐다. 김홍희 경기도미술관 관장은 “경기 창작센터를 개관한 이유가 미술관의 재래적 기능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 기능을 확장시키는 데 있다”고 운을 뗀 뒤, “경기도미술관의 철학을 포스트 뮤지엄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미술관의 미래의 해답을 경기 창작센터에서 찾는다. 경기 창작센터는 미술관 기능 외에 별도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보다 지역적이고 작가를 위한 직접적인 공간이자 포스트 뮤지엄을 위한 하나의 적극적인 대안 장치다. 이번 경기 창작센터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결과를 경기도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것을 통해 둘 간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문화를 경기 창작센터의 첫 사업 주제로 잡은 것에 대해 “경기도 미술관이 안산에 있기 때문에 안산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간과할 수 없다. 안산은 반월공단 지역이라 소도시적인 분위기는 있는데 문화적으로는 취약하다. 다문화라는 주제는 안산의 문화를 특성화시키는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경기 창작센터 입주 작가 4인과 르 파비용 입주 작가 11인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참여 작가 15명은 지난해 12월 파리에서 1차 작가 워크숍을, 올해 5월에 경기도 안산에서 2차 워크숍을 가졌다. 경기 창작센터 작가로는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오랜 기간 작업해온 함경아, 필리핀 출신의 가수를 만나오며 작업해온 조은지와 문영미, 이재인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히 ‘다문화’라는 주제 하에 여러 국적의 작가의 개별 작업들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안산이라는 다문화 공간과 그 디아스포라적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다문화 이웃들에 대한 작가들의 감성과 목소리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르 파비용 창작센터의 베네수엘라 작가 호르헤 페드로 누네즈는 안산 지역의 상가에 버려진 네온사인과 형광등을 재활용하여 다문화적 공간을 ‘조명’하고 있으며, 콜롬비아의 안드레아 아코스타 또한 렌즈로 바라본 버려진 소파들과 잡초를 통해 안산 그리고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에서 ‘머무를 수 있는 권리’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한다.

이번 전시 프로그램에 초청 디렉터로 참여하여 전시를 기획한 박만우 감독(200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은 “이번 전시 프로젝트는 한국의 이주 노동자의 특수성에 주목하면서 진행됐는데, 그것은 한국에 있는 이주 노동자들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그리고 한시적으로 와 있다는 점이다. 안산에서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권착취, 인종차별, 폭력이 난무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가 다문화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개방과 공존의 논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미술이 답을 줄 순 없지만 새로운 감수성과 시각을 제안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실내 전시장 외에 야외에서도 ‘우리 시대 다문화’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안산 원곡동의 제3 어린이 공원의 ‘국경 없는 마을’ 컨테이너 전시장에서는 ‘아웃도어 프로젝트’라는 이름 하에 이주민 노동자 공동체들과 지속적으로 작업해온 믹스라이스, 이주 노동자 공동체 미술공간 리트머스의 비디오 작품 전시가 13일까지 열린다. 이외에도 다국적 언어 그래피티 퍼포먼스, 중국 동포와 함께하는 사교춤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전시 기간 중 경기도미술관에서는 네덜란드 출신의 렌조 마르텐스의 영화 ‘빈곤을 즐겨라’를 상영한다. 문의 032-890-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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