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표적인 환경병인 아토피는 유아의 18%가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흔해진 질병이다. 아토피의 원인으로 대부분 집먼지 진드기를 꼽는다. 그런데 최근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것이 콘크리트를 비롯한 생활환경에서 방출되는 크롬이라는 학설이 나오고 있다.

콘크리트에 포함된 6가 크롬은 견고하게 굳은 콘크리트에선 방출되지 않지만, 마모됐을 때 미세 분진 속에 다량의 크롬이 함유돼 몸으로 침투한다. 체내 면역세포들은 크롬을 기억해 생활에서 크롬에 자극을 받았을 때 암이나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6가 크롬’이란 무엇인가. 크롬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금속 크롬으로 위험하지 않은 물질이다. 둘째는 3가 크롬으로 영양보충물이다. 이것도 위험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6가 크롬이 있다. 이는 방광암 유발 가능성을 높이고 신체 내 모든 조직에 침투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회, 국립보건원, 환경보호협회 등에선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시멘트에 포함된 크롬에 대한 규제가 전무한 상황이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는 콘크리트 내에 크롬 함유량을 ㎏당 2㎎으로 규제하고 있고 유럽소비자연맹도 앞으로 2㎎/㎏으로 규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신규 아파트와 전국 각지의 콘크리트를 조사한 결과 ㎏당 적게는 15㎎부터 많게는 75㎎까지 크롬이 추출됐고, 거리 공기포집 결과 각종 중금속이 일본의 3배, 크롬은 5배나 많이 검출됐다.

콘크리트의 또 다른 해악은 콘크리트 스트레스로 냉복사(사람의 체열이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와 두통이 생긴다는 것이다. 체온을 빼앗기면 인간은 자율신경계, 호르몬계, 면역계에 타격을 입는다.

일본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독감이 유행한 시기에 목조 교사의 학급 폐쇄율은 10.8%, 콘크리트 교사의 학급 폐쇄율은 22.8%였다. 또 콘크리트 교사에서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은 목조 교사에 비해 16배, 정서불안 7배, 복통은 5배로 나타났다.

콘크리트의 해악과 관련, 일본의 나카오 교수는 ‘콘크리트 주택에 살면 9년 일찍 죽는다’라는 충격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각종 설문조사와 연구를 통해 그는 콘크리트 주택 거주자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음을 밝혀냈다. 시즈오카대에서 실시한 쥐 실험 결과 콘크리트 상자에서 키운 쥐는 100마리 중 93마리가 폐사했고, 살아남은 7마리의 쥐들도 자신의 새끼를 먹거나 다른 쥐를 죽이는 등 공격적인 이상행동을 보였다. 이에 반해 나무 상자의 쥐는 15마리만 폐사했다고 한다.

콘크리트뿐 아니라 전자제품의 배터리부터 인터넷 사용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바이오 연료까지 우리에게 은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자연을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편리함을 좇아 앞만 보고 달려온 결과가 오히려 해가 되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날아오는 부메랑을 머리에 맞을 것인가, 아니면 환경에 대한 고민과 과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으로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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