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스트 고경 “친근하고 행복한 ‘그림 배달부’되고파요”
갤러리스트 고경 “친근하고 행복한 ‘그림 배달부’되고파요”
  •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5.20 13:26
  • 수정 2010-05-20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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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안녕하세요. 이번 전시회의 팸플릿이에요. 읽어보시고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인사동의 고즈넉한 갤러리인 ‘더 케이 갤러리(The K Gallery)’에서 그림을 설명하는 갤러리스트 고경(29)씨. 그녀의 하루가 백조처럼 고고해 보일 수 있는 것은, 수면 밑에서 바지런히 움직이는 발 때문이다.

해가 떠오르기도 전인 오전 5시 30분,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고경씨를 따라가 본다.

“경아~ 바깥 공기가 쌀쌀하더라.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고 나가야 든든하니까 입맛 없어도 좀 더 들어.”

고경씨의 어머니는 새벽이슬을 밟으며 출근하는 고명딸이 안쓰러워 한 술이라도 더 뜨게 하려고 안달이다. 고경씨가 평소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밤 11시. 점심과 저녁을 모두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탓에 어머니의 마음은 더 애틋하다.

왕복 4시간 출퇴근 피곤해도 영어공부·독서로 아침 활용

 

판매된 작품의 포장, 배송 등도 고경씨의 중요한 업무다.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blog.nvcoin.com cialis trial 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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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출퇴근 시간이 길다 보니 그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거예요. 그래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가장 좋아하는 시인 김수영님의 ‘봄밤’을 읽었는데, 꼭 저에게 하신 말씀 같네요.”

경기 안산에서 서울 종로까지의 출근길, 걷고 대중교통을 환승하는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지하철만 1시간 30분을 타야 한다. 새벽 6시 무렵 집을 나서니 잠이 늘 부족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듯 그녀도 지하철을 타자마자 꾸벅꾸벅 쪽잠을 자기 일쑤다.

고경씨는 자투리 시간에 읽은 짤막한 시 한 구절이 오늘따라 더 자신의 이야기 같다고 말한다.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김수영 ‘봄밤 ’중)

“거의 렘수면(얕은 수면) 상태에서 수업을 들어요. 그나마도 꼬박꼬박 나가면 다행인데, 가끔 늦잠을 자면 수업을 빠지기도 해서 학원 선생님이 갤러리로 저를 잡으러 오기도 하죠.(웃음)”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들르는 종로 어학원의 아침 8시 30분 영문법 강좌에는, 주로 그녀와 같은 전문직 직장인 서너 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다. 그녀가 영어 공부를 시작한 것은, 갤러리스트로서의 직업적 필요성 때문이었다. 전시회장을 찾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판매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회화 실력이 필요했던 것.

몸담고 있는 갤러리의 관장 티나 킴씨는 그녀의 영어 공부를 돕기 위해 원어민 교사의 개인교습을 지원하고 있다.

영어 수업이 끝나면 원두커피를 한 잔 사들고 갤러리로 출근을 한다. 전시회장 오픈 시간인 10시가 되기 전까지는 간단한 청소와 정리정돈을 한다. 바쁜 아침 시간에 미처 하지 못한 화장도 이때 틈틈이 한다. 전시회장이 비교적 한산한 오전 업무시간에는 보통 공문 작성과 장부정리 등 문서작업을 한다. 

“관장님, 오늘은 김밥으로 할까요, 햄버거로 할까요?”

문을 닫는 6시 이전에는 한시도 전시회장을 비울 수 없기에, 점심은 거의 갤러리에서 간단히 해결한다. 식사 도중에라도 갤러리를 찾은 손님이 전시에 대해 문의하면 언제든 답을 주기 위해서다.

“이 일이 멋있고 세련된 일처럼 보이지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조명도 만져야 하고, 실제 무게 10킬로그램이 넘는 대작들도 번쩍 번쩍 옮겨야 하죠. 동료들끼리는 우스갯소리로 ‘막노동’이라고 해요.”

갤러리스트인 고경씨는 갤러리의 대관부터 작가의 섭외, 전시회장 꾸미기, 그림 판매와 발송까지 전시회장의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

“선생님이 ‘윌리엄텔의 사과’, 그러니까 사과의 떨어짐 중에서도, 누군가의 의지에 의한 강제적인 떨어짐에 주목하셨다는 것은 알겠어요. 이 투수와 포수의 은밀한 사인 같은 손의 포즈는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고경씨는 최근 전시 중인 작품들의 작가인 서양화가 김호성씨가 전시회장을 찾자, 작품에 대한 질문을 쏟아 놓는다. 그녀는 갤러리스트가 단순히 미술작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가와 대중을 연결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하기에 항상 작가와 작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저는 1년 내내 다른 전시를 개최하는 입장이지만, 전시회를 여는 작가에게는 이 전시회가 정말 중요하죠. 그래서 항상 모든 감각을 예민하게 하고, 한 치의 실수도 없게 하고자 해요.”

“아, 그 작가의 작품이 마음에 드셨어요? 이름이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최근 왕성하게 활동하는 신진작가니까 작품들이 신선하고 독창적일 거예요.”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한 콜렉터에게서 전화를 받은 고경씨는, 자신의 갤러리가 아닌 곳에서 하는 전시에 대한 물음에도 친절히 조언을 한다.

“지금 통화한 분은 40대 후반의 평범한 세일즈맨이신데, 제 안내로 올해 초에 난생 처음으로 그림을 사셨다고 해요. 그 이후로 이렇게 종종 그림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데, 이럴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끼니 잊을 정도로 바쁘지만 나만을 위한 취미 ‘피아노 연주’

 

전시 준비를 위해 10kg이 넘는 철제사다리를 운반하고 있는 고경씨. 갤러리스트는 이름만큼 고상한 직업은 아니라고.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
전시 준비를 위해 10kg이 넘는 철제사다리를 운반하고 있는 고경씨. 갤러리스트는 이름만큼 고상한 직업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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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고경씨가 생각하는 그림은 어렵고 고귀한 것이 아니다.

그는 “그림도 노래랑 똑같아서, 자꾸 보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과 취향이 생깁니다. 더 많은 분들이 그림을 쉽게 접하고, 그림으로 위안을 받고, 그림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지난해 더 케이 갤러리가 처음 문을 열 때쯤 했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에 주변 식당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 두 분이 갤러리 주변에서 쭈뼛쭈뼛하고 계신 것을 봤어요. ‘들어와서 그림 구경하세요’라고 하니까 그분들이 ‘정말 그래도 돼요?’ 하시는데, 울컥했어요”라고 말했다. 

그 아주머니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간 이후에도 생태탕의 비릿한 냄새가 그녀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때부터 “지하에 있음에도 높기만 한 갤러리의 문턱을 낮춰야겠다”고 다짐했다. 

“삶의 질이라는 것은 양적인 것과는 달라서 한번 높아지면 절대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다보니 내가 일만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닌가, 순전히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됐어요.”

그녀가 업무를 마치고 찾는 피아노 학원은 오로지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취미로 찾는 곳이다. “아직은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언젠가 패티김의 ‘아도르’(Adoro)를 연주하며 노래할 제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행복해요.”

젊은 사람답지 않게 삶에 대한 태도가 진지한 ‘애늙은이’ 같은 그 지만, 모든 일과를 마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는, 영락없이 20대 젊은이다. 친구들이 모두 패션, 홍보, 마케팅 등의 분야에 종사하다 보니 항상 늦은 시간에 만나 종로의 시장이나 무교동에서 소주를 한 잔씩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푼다.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평소보다 조금 늦은 귀가길, 약주를 한 잔 하신 아버지와 마주쳤다. 평소 무뚝뚝한 아버지지만, 이럴 때 만큼은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으신다.

“시집간다고 네가 떠나버릴 것을 생각하면 아버지는 정말 슬프다.”

고명딸의 손을 꼭 잡고 눈시울을 붉히시는 아버지의 모습에 그녀는 “‘진정한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겠죠. 지금 이렇게 제 위치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고, 부모님께 사랑받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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