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흐른다. 강바닥의 높낮이, 강폭의 넓이에 따라 빠르게 또는 느리게 흐른다. 둥글게 구불구불, 혹은 제법 직선으로 흐르는 다양한 모습이지만 언제나 강은 물을 가득 담고 흐른다. 상류에서 하류로 흘러 흘러 결국에는 바다로 합류하는 동안 강은 물을 담고 있는 다양한 모양의 그릇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세계의 주요 강’ 지도는 저수지와 댐으로 막힘을 배제하고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그대로의 강을 세세한 지류까지 그려 놓아 땅의 높낮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꼭 사람 몸의 실핏줄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보통 산맥을 중심으로 그려진 세계지도를 보고, 전 지구 육지의 높낮이를 알 수 있는데, 강의 지도를 보고도 육지의 높낮이를 가늠할 수 있으니, 강의 분포는 지구의 생김새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지구 지표면의 21%인 육지를 강 지도로 보면 북아프리카, 중국의 고비사막, 호주 내부 지역과,  북·남극 지대를 제외하고는 전 지구 곳곳에 강줄기들이 속속들이 박혀 있다.

물과 땅이 뒤엉겨 물 범벅이 된 듯한 강의 지도를 보면 강물은 땅의 지형에 따라 낮은 바다 쪽으로 자유롭게 흐른다. 세계의 땅은 철저하게 국가와 지방정부라는 사회, 경제, 정치적인 경계가 있는 단일 국적지이지만, 강물은 그러한 경계를 유유히 넘나드는 다국적 존재라는 생각에 강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강은 흐르는 한 물줄기로서 여러 국가를 지나면서 생명과 문화의 원천인 물의 제한된 자원을 나누어 쓰는 국가들의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특히 세계 인구의 5%가 살고 있는 이스라엘,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지역에는 요르단강 중심의 수자원이 겨우 1% 정도에 그쳐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근래에는 분쟁 해결에 전 세계 수자원 지도자들이 지혜를 모으고 있다.

세계의 강들 중 가장 많은 국가를 지나는 다국적 강은 다뉴브강이다. 유럽의 다뉴브강은 독일, 루마니아, 몰도바, 불가리아,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 10개국에 걸쳐 흐른다. 지류까지 합치면 모두 20개국에 8000만 명 이상이 이 강을 사용하고 있으니 다뉴브강은 독일에서 발원하여 유럽의 넓은 지역을 가르며 흑해로 빠져나가는 동안 다양한 문화 소유자들이 공동의 수자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인 나일강은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삼국에 걸쳐 있는 빅토리아 호수에서 발원하여 에티오피아, 수단과 이집트를 거쳐서 지중해로 흘러간다. 수량으로는 세계 최대의 강인 아마존강은 남미의 서쪽인 페루의 안데스 산맥에서 발원하여 브라질로 들어와 대서양으로 흘러든다.

한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 외에도, 남과 북의 분단이라는 정치적 조건으로 지난 60여 년간 ‘섬 아닌 섬’으로 살고 있다. 다국적 강의 흐름은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다. 어쩌다 한 번씩 터지는 한강과 임진강의 정치적 파장으로 물의 흐름과 위력을 감지하지만 세계 강들의 다국적 흐름을 통한 전 지구적 공존을 배우기에는 한국의 지리적·정치적 조건이 너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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