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보다 ‘아줌마 이거 치워요’에 더 화나네요”
“욕설보다 ‘아줌마 이거 치워요’에 더 화나네요”
  • 박정원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0.05.20 10:01
  • 수정 2010-05-20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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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의 어머니뻘 미화원에 대한 욕설‘패륜녀’ 파문
집안 교육, 방관자 논란부터 계층 간 위화감, 마녀사냥 논란까지
‘패륜녀’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의 한 대학 여학생이 교내 화장실을 청소하던 여성 미화원에게 무례한 발언을 하고, 미화원이 사과를 받기 위해 여학생 휴게실로 찾아오자 폭언과 욕설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한 누리꾼이 인터넷 게시판에 ‘OO대 학생에게 어머니가 봉변을 당했습니다’란 글을 올려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누리꾼들은 해당 학생이라고 추정한 여학생의 이름과 학과 등 신상정보, 그리고 개인 홈페이지를 찾아 인터넷에 올렸고, 맞받아 당사자라고 밝힌 해명글이 올라왔으며, 총학생회 측의 사과글과 대학 측의 입장표명이 이어졌다. 그러나  아직 해당 학생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된 것이 없으며, 대학 측에서는 사실 확인 후 해당 학생에 대한 징계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17일 한 목격자가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긴 녹취록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관련 기사에 30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는 등 논란은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녹취록을 통해 해당 여학생이 어머니뻘 되는 미화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은 것이 확인되자 “패륜아“ “진짜 부모는 있는 사람인가 싶다”“녹취록 듣는 내내 눈물나더라”“녹음파일 듣고 내가 다 부들부들 떨렸다”등의 글로 분노를 표했다.“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청소부이기 이전에 누구의 어머니이실 텐데”라며 “여학생의 막무가내 욕설보다 ‘아줌마 이거 치워요’ 이 문구 하나에 더 화가 나네요”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많은 누리꾼들이 “대한민국은 더 이상 평등사회가 아니다. 계급사회다”라고 자조하며 “사람 사는 세상에 높낮이가 어디 있으며 귀천을 따져서는 안 되지요”라고 말하고 “교내 환경미화원 아저씨 아주머니들은 여러분이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들이지, 여러분들의 하인이 아닙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패륜녀보다 더 무서운 건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방관자”라고 지적한 글도 있었다.

또 “요즘 집안에서 애들 머리만 채우지 마음을 안 채우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가정교육을 개탄하는가 하면 “부모가 어려서부터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고 교육시켜 그려”라는 뼈아픈 말도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면서, 아주 당당하게 청소부들 월급을 받게 해준다는 사람, 아마 지나가면서 한두 번씩은 봤을 것입니다”라는 글도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 아줌마도 참 본인의 신분을 너무 망각하신다! 억울하면 출세하란 말 모르나?”나, 미화원이 ‘직장을 관두는 한이 있어도 너 같은 거 그냥 못 넘어간다’고 한 말을 짚어 “어른 공경 못하는 젊은 것이나, 아량 없는 어른이나 피장파장 막장”이라는 등의 글을 올려 반감을 사는 누리꾼도 있었다. “나이가 아니라, 등록금 내는 학생과 돈 버는 미화원으로서 누가 경우에 어긋났는가를 따져보라”는 유의 글에는 반대글이 붙었다.

“마녀사냥 한다”는 입장에서는 “자신들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가지고 사회문제인 양 그러는 건 너무 웃김”이라며, “이게 사실이더라도 인터넷 여론재판을 받아야 할 사안인가? 나이에 의해 서열이 정해지는 그런 일인가?”또 “온 국민을 한 가족관계로 보는 이런 사고방식은 단일민족 사상처럼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글로써, 누리꾼 간 시각의 큰 차이를 드러냈다.

특별히 대학 측에 대해 “대학이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 대학의 수준은 저런 학생이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에서 결정된다”고 주문한 글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누리꾼들은 “우리 주변에는 CCTV와 녹음기가 항시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함부로 말하지 말고 함부로 행동하지 마라”는 글과 “진짜 인터넷이 생겨서 정보는 빨라졌지만 누가 언제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될른지 걱정스럽다”는 글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감시 기능의 명암을 함께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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