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터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진행=이은경 편집위원 pleun@womennews.co.kr, 정리= 김남희 기자 / 사
  • 승인 2010.05.14 12:04
  • 수정 2010-05-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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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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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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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입 간담회 때 보니 총6명 중 남성은 1명밖에 없더라. 창의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문화부 특성 때문인지 요즘 행시 10등 안에 드는 우수 인력들은 예전 잘 나가던 부서보다 오히려 문화부에 다 지원한다고 보면 되는데, 그중에서도 그만큼 여성 우수인력이 많다는 얘기다. 전체 직원 중 여성이 30~40%는 되니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를 여성의 문화부 ‘점령’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부서 내 4급 이상 고위직 여성은 현재 8.6%에 불과하지만 유 장관은 “4급 이상 여성이 많아지는 것은 10년까지도 안 걸린다”는 낙관론을 편다. 그는 “여성들일수록 세상에 많이 부딪치고 성공 실패 좌절을 가능한 한 많이 겪어야 경쟁력이 커진다”는 조건을 달았다.

최고 우수 인재 몰리는 문화부, 40%가 여성인력

5월 7일 저녁 남산 국립극장에서의 국립극단 창단 60주년 참석을 앞둔 바쁜 일정 중에서도 1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 장관은 예술인 출신 장관으로서의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는 문화부에 부임하자마자 산하 전문기관에 “돈 벌 필요 없다. 우선은 국가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예술기관의 독립경영이나 자급자족 문제를 말할 수는 있으나 우리 수준은 그게 아니다. 아직까지는 국가가 확실히 지원해줘야 문화가 생존하고 또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오히려 “다른 부처들이 ‘때가 어느 때인데 돈 벌지 마라 하느냐’ 타박하면 내가 단 하루도 여기 있을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대통령도 그런 내 의지를 알기에 나를 이 자리에 임명했을 것”이란 것이 그의 해석이다.

“조건 안 맞으면 언제라도 그만두는 것, 그게 내 예술가로서의 신념이다. 예술가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안 되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으니 후회는 없다.”

본연의 연극인으로선 “늘 무대에 서고 싶다”면서도 “그렇게 말하면 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기에 ‘난 돌아가지 않는다’는 배수진을 친다”는 유 장관에게서 예술인 같으면서도 관료 같은, 또 어느 순간 관료 같으면서도 결국 예술인 같은 문화 경영 얘기를 들어보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수장으로서 이제 임기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의 성과를 말해달라.

“저작권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그 결과 미국이 선정한 지적재산권 감시대상국에서 한국이 지난해 해제됐고. 올해도 그 자격을 유지했다. 적어도 지적재산권을 도둑질하지 않는 나라가 된 것이다.

학원스포츠를 개혁한 것도 성과다. ‘초중고 축구리그제’를 시행해 학생들이 수업을 빠지면서 운동연습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대학도 공부하는 학생들을 선발하도록 유도했다. 얼마 전 발족시킨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도 그 산물이다. 이런 것들은 얘기도 많이 했고, 생각도 많이 했지만 한 번도 정책화된 적이 없었다. 이런 시도들이 스포츠계의 구타, 성폭력, 훈련비 유용, 카드깡 등의 고질병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은 미국이 교역 상대국을 상대로 1989년부터 발표해온 지적재산권(IPR) 감시대상국 리스트에서 20년간 매년 ‘우선감시대상국’ 또는 ‘감시대상국’으로 분류되다가 지난해 처음 이 리스트에서 빠졌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축구협회가 공부하는 학생선수상 정립을 위해 2009년 출범시킨 초중고 축구리그는 일부의 우려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부의 저작권 관련 정책은 네티즌들에게 ‘인터넷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예술가들이나 창작자는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힘을 쓸 수가 없다. 저작권 정책은 규제라기보다는 건전한 온라인 문화를 구축함으로써 온라인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아고라 폐쇄’니, ‘회피 연아’니 오만소리를 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아직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아쉽다. 역설적으로 인터넷이 너무 발달해 영화 불법 다운로드가 수 초, 수 분이면 가능하기에 더 그렇다. 정식으로 인터넷 상에 오픈마켓을 만들어 우리 영화를 제 값 내고 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안 중이다.”

저작권 문제·공부 안 하는 체육계 관행 개선한 것이 큰 보람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줄로 안다. 그런데,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는 여성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디지털 콘텐츠를 ‘디지털’이라는 기술적 부분으로만 보면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볼 땐 오히려 여성인력이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여성은 섬세하고 감성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중 아시아 스토리텔링 문화콘텐츠 개발 포럼’에서도 ‘자청비’ ‘바리공주’ 등 매력적이고 씩씩한 우리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 자원에 대해 논의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 속 인물의 성을 넘어 그 캐릭터에 대한 분석과 무한한 상상력에 기인한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6일 열린 이 포럼에서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의 핵심 콘텐츠로 발굴·개발하고 있는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신화, 설화, 영웅서사시 24편의 문화콘텐츠산업적 활용방안이 논의됐다. ‘자청비’ ‘바리공주’ 이외에도 ‘차사본풀이’ ‘의상과 선묘’ ‘구렁덩덩신선비’ 등의 이야기에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 가치가 높은 여성 캐릭터가 등장했다.

-문화인력에 대해 성별 분리통계로 DB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체육 등 분야별로 활동하는 남녀 인력의 현황을 2년 단위로 조사하여 통계 DB로 구축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문화인력의 학력이 높을수록 가정주부로 머무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심각한 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문화 분야의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집중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2008년 ‘문화예술, 문화산업분야 성별문화인력 통계 DB’에 따르면 전문대·일반 대학·대학원을 통틀어 문화 관련 학과의 졸업생은 여자가 4만4534명, 남자가 2만2841명이다. 그러나 여성의 학력이 높을수록 전업주부로 머무는 비율이 오히려 높아져 전문대와 일반대는 각각 6.54%, 4.26%지만 석사는 13.16% 박사는 16.67%에 달한다.



-20여 년 전 아내를 유학 보내고, 두 아이를 돌봐 화제가 됐던 것으로 안다.

“내가 그 일로 여성들한테는 칭찬을, 남성들한테는 원망을 들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아내를 계속 유학시키는 줄 아는 사람도 있다. 90년대 초 3년간만 유학을 보낸 건데, 효과는 꽤 오래 가 그 덕을 봤다(웃음). 사실, 신혼 때 아내는 내가 귀가할 때까지 밤이고 새벽이고 잠 안 자고 베란다에서 서성거리곤 했는데, 그게 그렇게 부담이 됐다. 그래서 아내가 일을 가졌으면 했다.

우리 관계는 부부관계보다는 예술가적 동지에 가깝다. 음악과 연극을 서로 얘기할 수 있다는 게 다른 부부와 다른 점이고, 그게 굉장히 좋다.”

유 장관의 부인 강혜경(50)씨는 중앙대 성악과 교수를 역임한 소프라노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문화정책을 펼칠 생각인지.

“무엇보다 장기적 플랜에 의한 장기적 지원이 중요하다. 지금부터 2012년 예산을 지원받을 예술단체들을 선정하는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로써 예술가나 문화산업 관련자들은 외국 아티스트들과의 장기 프로젝트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론 ‘문화로 지붕을 씌우려’ 한다. 예전에는 ‘문화로 기둥을 씌운다’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다른 부처들과 MOU를 체결하고, 문화적 요소를 지역에 심어 넣는 ‘살아있는 문화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

이젠 ‘농활’ 아닌 ‘문활’ 시대지역특화 문화컨설팅으로 변혁을

유 장관은 이 말 끝에 “이젠 농활이 아닌 ‘문활’”이라고 강조했다. 소외지역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한편, 폐가를 작은 도서관으로 변모시키는 힘이 바로 핵심이다. 이런 가운데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지역적 문화 불균형을 막아줄 지역특성화 프로그램”. 그 성공적 사례로 꼽는 것은 수원의 재래시장 못골. 문화컨설턴트가 투입돼 청결한 환경부터 손님이 값을 깎는 즐거움을 맛보게 할 흥정법까지 컨설팅했다. 그 결과 상인들이 DJ로 활약하는 자체 라디오 방송도 만들고, 주부상인들은 ‘불량합창단’까지 결성했다. 그는 못골시장을 방문한 어느날 이들이 “야, 장관님 오셨다”고 반색하며 장사하다 말고 즉석에서 합창을 하고, 장보던 여성들은 이 광경을 재미있게 지켜보던 그 기억을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공인으로서, 또 자연인으로서 일관된 신념이 있다면.

“신념이란 옳다고 믿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이고, 이 신념이 없다면 아무 것도 못한다. 특히 여성의 모성애적 신념은 누구도 좇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그때문에 오히려 여성들에게서 자기포기나 중도하차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진정성이다. 저 사람 어떻구나, 말 안 해도 사람들은 이를 알아보는 법이다. 그래서 어려워도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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