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브랜드 가치에 대한 관심사가 높다. 영어 ‘brand’란 우리말로 ‘상표’를 말한다. 여기서 브랜드 가치란 어느 대상에 대한 인식과 호감도, 신뢰도를 내포한 말로 쓰인다. 우리는 상품, 기업, 심지어 커피까지 이름과 그 이름에 대한 상표 가치를 중요시한다.

그럼 우리나라에 대한 국가 브랜드란 무엇인가. 자국민 혹은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를 의미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한국의 위상과 품격 제고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가브랜드위원회를 편성했다. 그러나 아직은 내·외국인에게 한국에 대한 ‘착한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결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당연한 결과다. 국가브랜드 제고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주관적인 인상과 문화 인식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정책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자국민들 스스로의 전통문화 수호와 발전이다. 한국적 철학과 문학, 예술과 민속이 국내에서 사랑받고 향유된 후에 세계에 한국이란 이름이 알려질 수 있다.

이러한 면은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에서도 나타난다. 관광 전문가들은 이전에는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반짝 한류가 성황을 이룬 반면, 최근에는 한반도 문화와 지역 체험 등이  관심을 받으면서 선진국형 관광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 특유의 지역적·계절적 특징과 문화를 살려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상품화할 때 관심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국민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상식, 향유는 홍보 효과를 일으켜 곧 국가 브랜드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곧 음력 5월 5일,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을 대표하는 ‘단오’다. 우리는 전통 민속날을 얼마나 기억하며, 알고 있는가. ‘수릿날’이라고도 하는 이 날은 예부터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왔고, 여러 가지 행사가 전국적으로 행해졌다. 조선시대 중종 때는 단오가 설날, 추석과 함께 나라의 3대 명절로 정해진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 풍속에서는 외국의 개인주의, 실용주의 문화와 다르게 나쁜 일을 미리 염려하여 막으려던 액막이 풍습과 이웃이 함께 복을 받으려는 조상들의 마음이 진하게 묻어나는 요소들이 많다. 단오 또한 그렇다. 5월은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로 접어드는 달이므로, 나쁜 병이나 액(厄)을 예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미신적인 풍습을 즐겼다. 그 중 널리 알려진 것이 강한 향기와 약성이 있는 약초·창포·쑥 등을 캐 식용이나 목욕, 장신구에 쓰거나 함께 물놀이를 하던 것이다. 또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부채를 선물하고, 활쏘기·그네뛰기·씨름을 하며 건강을 기원했다.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우리 민속과 풍속, 외국인들은 현대에 찾아보기 힘든 인정과 전통 덕분에 한국을 사랑하게 된다. 단오 등의 전통 민속날뿐만 아니라 이웃과 어른을 공경하는 우리식 예법과 이를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 춘향이와 심청이, 한옥과 한복, 음식 등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이 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이러한 요소들을 살려 때에 맞게 전통문화 행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행사는 내국인들의 관심 부족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열리고, 사라지기 일쑤다. 내국인 수요가 적은데 바깥으로 알려질 수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는 어떻게 제고될 수 있을까. 내국인 스스로가 한국적 문화와 풍속을 얼마나 알고, 사랑할 수 있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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