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면서 가끔 고향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할 때가 있다. 바로 ‘정’ 때문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이 정이 많아서 좋다고 한다.

고향 키르기스스탄에서도 사람들이 정이 많고 특히 손님 접대가 대단하다. 손님이 오면 반드시 빵과 홍차를 대접하고 손님이 식사를 했는지 묻지 않고 식사 대접까지 한다. 그리고 손님이 자기 집처럼 느낄 수 있게 최대한 편하게 대한다. 키르기스 사람들은 “손님은 신이 보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손님한테 잘 대하면 신에게 축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만일 손님이 시간이 없고 바로 가야 되는 상황이면 그 집의 빵 맛이라도 보게 한다. 빵은 생명을 뜻한다. 또 외국에서 인사들이 올 때도 빵과 소금을 가지고 환영하는 풍습이 있다. 소금은 생명을 뜻하기도 하지만 영원한 우정을 뜻한다.

멀리서 손님이 오거나 아니면 멀리 시집 간 딸과 사위가 오면 친척들뿐만 아니라 가까운 이웃과 사돈들까지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순서대로 자기 집에 초대해 양이나 닭을 잡고 전통 음식인 볶음밥을 대접한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살 때는 당연한 풍습이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 오래 살다 보니 이제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는 손님이 오면 간단히 과일이나 차를 주고 보내는데 식사 대접까지는 이제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

또 한국에 와서 많이 놀란 것은 사돈끼리 결혼식이나 장례식 말고는 서로 볼 일이 별로 없고, 서로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사돈이 되면 한 가족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집에서 생일잔치나 무슨 일이 있으면 사돈을 먼저 초대한다. 내가 고향에 갈 때마다 사돈 어르신들이 반드시 초대해 양을 잡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가깝게 지낸다.

예전에는 한국도 그랬다고 하지만 생활이 바빠지면서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 그래도 농촌에는 아직 정이 많이 남아 있어 고향 키르기스스탄과 비슷하다.

한국 사람들이 키르기스스탄 사람보다 강한 것은 의리다. 한번 인연이 된 사람과는 늘 연락하고 가깝게 지내려 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 한국 사람들은 감정 표현을 잘해서 서로 싸워 사이가 안 좋은 사람들도 쉽게 오해를 풀고 지내는 모습을 많이 본다. 한국 사람들의 성격은 정말 유연한 것 같다. 농담도 잘하고 애교가 많아서 어디서든 인간관계를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

키르기스 사람들은 한때 잘 지냈어도 한번 헤어진 사람들과는 연락을 잘 하지 않는다. “무소식은 희소식”이라는 속담이 거기도 있다. 그리고 평소에 감사하다, 미안하다 등 감정 표현을 잘 안 한다. 표현은 안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는 있다.

싸우고 서로 감정 상하는 사람끼리 오해를 풀고 잘 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시는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또 한국 사람들은 싫어도 표현을 잘 안 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이는데 키르기스 사람들은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고 확실히 표현한다.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추운 나라에서 살아서 그런지 표정이 딱딱하고 애교가 거의 없다.

오랫동안 한국에 살아서 그런지 고향에 가면 예전에 당연했던 것들이 낯설기도 하다. 무뚝뚝한 키르기스 사람들한테 부모님 그리고 형제들끼리, 가까운 사람들끼리 한국에서처럼 서로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지 말고 자주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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