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유치원 교사 신평림씨
최고령 유치원 교사 신평림씨
  •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5.14 11:08
  • 수정 2010-05-14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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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이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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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린아이들이라 장난기가 많지만 ‘한문 선생님’ 하며 안기는 귀여운 아이들과 있으면 피곤함도 잊지요.”

제자들의 이야기를 꺼내는 팔순의 유치원 교사는 눈에 생기가 가득해졌다. 최고령 유치원 교사 신평림(80·사진)씨는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한일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그가 유치원에서 맡은 일은 한문과 서예를 가르치는 특기교육. 일주일에 세 번 유치원에 나가 6~7세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1남 6녀를 둔 신씨의 큰 손자가 32세이니 제자들은 거의 증손자뻘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수업시간은 아이들보다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신씨가 한일유치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다.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디딤돌일자리 사업’을 통해 일을 원하던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 지난 4월 29일 지원이 종료되었지만 신씨의 열정과 실력을 높게 평가한 김현란 한일유치원장의 요청으로 매주 3일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다.  

신씨는 지난 2002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평생교육 시설인 양원주부학교에 입학했다. 그의 나이 72세 때였다. 광복을 맞은 1945년 전라남도 영양군에 위치한 신북초등학교를 졸업한지 57년 만에 다시 학교에 돌아간 것이다. 당시엔 팔순의 나이에 일을 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공부를 접어야만 했던 그는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향학열을 불태웠다.

그 결과 신씨는 중학과정 공부를 시작한 지 딱 1년 만에 고검(고입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국어와 영어 공부가 어려워 애를 먹었지만 이후 2년간의 도전 끝에 고등학교 졸업장과 같은 대검(고졸검정고시)까지 통과했다. 전국 최고령 합격자였다. 

“그때만 해도 대학까지 갈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주위에 부러워하거나 칭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2007년 영남외국어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그는 스무 살 대학생들과 똑같이 교수님이 내 준 리포트를 쓰고 시험을 치렀다. 컴퓨터를 다뤄본 적이 없어 검지만으로 타자를 쳐서 리포트를 쓰느라 남들보다 몇 배의 시간이 걸렸지만 그는 힘든 줄 몰랐다. 오히려 배움의 즐거움에 행복했다고. 2년 뒤 그는 사회복지사 2급,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안고 졸업할 수 있었다.

신씨의 이런 경력들이 알려지면서 주위에서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말하는 그는 대답 대신 책 한 권을 내밀었다. 고승덕 국회의원이 쓴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였다.

“책을 보며 평소 제 생각과 많이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세상에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은 없어요. 목표를 세우고 성공할 때까지 노력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지요. 그리고 큰 욕심을 버리고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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