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헬싱키가 출발점, 헬싱키-스톡홀름 간 뱃길여행 압권

북유럽의 여름은 낮시간이 무척 길다. 오후 10시에도 대낮같이 밝아 낮늦게(?) 떠돌아 다니다가 시계를 보고 깜짝 놀라 숙소에 돌아가면 쭉 뻗어 버린다. 한걸음 더 나아가 북극선(북위 66.5도)을 넘어서면 한여름에는 낮만 지속되는 백야현상도 경험할 수 있다. 여름동안에 밤을 잃어버린 나라-북유럽을 돌아본다.

북유럽 여행은 핀란드의 헬싱키부터 시작한다. 핀란드는 스칸디나비아국가 중에서 가장 불우한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다른 스칸디나비아국가들과는 언어뿐 아니라 모든 것이 다르다. 세계2차대전 후에는 인접한 소련의 영향을 받아 왔었다. 핀란드 출신의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에서 핀란드의 억눌렸던 역사를 느끼게 된다.

헬싱키에서 스웨덴의 스톡홀름을 잇는 뱃길은 북유럽여행을 더욱 황홀하게 해준다.

노벨평화상의 오슬로 대학, 1백21인 군상의 프로그너 공원

오후6시 헬싱키를 출항한 대형 호화유람선 실자라인은 발틱해를 지나 다음날 아침 8시30분에 스톡홀름에 도착한다. 좀처럼 사라지기를 거부하는 태양이 밤11시가 되서야 발틱해를 붉게 물들이며 사라지는 광경은 일품이다. 선실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일어나면 배는 어느새 스톡홀름 군도로 진입하여 장난감 같은 조그만 집들이 군데군데 보이는 크고 작은 섬들 사이를 빠져 나간다.

스톡홀름은 14개의 섬들이 연결된 도시다. 슈타드후셋(시청)의 타워에 오르면 스톡홀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나의 조그만 섬인 감라스탄 및 리다홀멘에는 스웨덴의 역사를 이끌어온 흔적을 읽을 수 있다. 17세기에 막강한 해군력을 자랑했던 스웨덴 해군의 유물인 구스타브바사호가 전시된 바사박물관도 스톡홀름 관광에서 빠질 수는 없다. 비록 처녀항해 때에 침몰했던 수치를 간직한 목조선박이지만 지금은 해상 박물관에서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오늘날 스칸디나비아국가들은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며 의좋은 이웃으로 지내고 있지만 그들 사이의 역사는 결코 순탄하지 못했다. 세계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는 노벨상을 만든 노벨은 스웨덴 출신이다. 그러나 노벨 평화상만은 스웨덴이 아닌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시상식을 거행한다. 노벨 평화상은 그 존재 자체로서도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평화에 기여한 것이다. 오슬로의 왕궁과 기차역 사이에 놓여 있는 칼요한거리는 하나의 공원과 같다. 이 사이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식이 열리는 오슬로 대학도 있다. 유명한 극작가 입센의 동상이 있는 국립극장도 이 거리에 있다.

시청 앞 부둣가에서 페리를 타면 빅도위 지역에 쉽게 도달한다. 빅도위에는 해양국가인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북극 및 남극탐험선인 프람호 및 세계대양을 누볐던 뗏목인 콘키티호, 파피루스 등의 박물관이 있다. 바이킹 박물관도 이곳에 있으며 당시 바이킹족들의 배가 복원되어 전시되어 있다. 오슬로 교외에 있는 프로그너공원은 빠질 수 없는 오슬로의 명물이다. 이 거대한 공원에는 조각가 비겔란트의 작품으로 1백21명의 인간이 서로 뒤엉켜 있는 인간오벨리스크인 모노리드와 나체로 조각된 조각품들이 깔려 있다. 비겔란트가 만든 이 조각공원은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북유럽의 대부분 도시들은 한여름에 낮이 20시간이 지속된다. 그러나 완전한 백야현상은 북극권(북위 66.5도) 위로 올라가야 볼 수 있다. 북유럽에서 백야현상을 가장 손쉽게 볼 수 있는 곳은 노르웨이의 트롬소이다. 트롬소는 북위 70도로 오슬로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올라간다. 트롬소는 ‘북극의 파리’라 불리지만 인구 5만의 조그만 도시다. 한여름인데도 공항에 내리면 한기를 느낀다. 별로 높지 않은 산에도 미처 녹지않은 눈들이 보인다. 트롬소다리를 건너 스토르스타이녠에서 케이블카로 산을 오르면 트롬소시내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음지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 있다. 이곳은 5월말부터 7월말까지 백야(WHITE NIGHT)가 지속된다.

우리는 백야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이곳에서는‘MIDNIGHT SUN’이라는 표현이 많이 쓰인다.

재작년 트럼소를 여행할 때 이곳까지 와서 대낮같이 밝은 밤에 잠을 자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어 여행파트너였던 큰아들 우진(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를 깨워 정각자정을 가리키는 교회의 시계탑 아래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여름 20시간 이상 낮 지속

노르웨이 트롬소가 대표적

오슬로에서 노르웨이의 대서양 연안도시인 베르겐을 잇는 코스는 북유럽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피요르드관광코스이다. 아침 7시42분 오슬로역을 출발한 기차는 해발 1천2백20미터의 핀세역을 지나 5시간 만에 미르달역에 도착한다. 창밖에는 두터운 얼음층이 남아 있는 개울이 보이며 곳곳에 눈도 그대로 쌓여 있다. 미르달역에 내리면 옆 선로에 플룀행 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플룀을 떠난 기차는 급경사를 따라 계속 하강한다. 도중에 엄청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코스폭포 앞에서는 친절하게도 정차하여 사진 찍을 기회를 준다.

이렇게 50분 정도 내려가면 플룀역에 도착한다. 노르웨이 서안지방은 빙하가 주저앉아 생긴 계곡으로 바닷물이 밀려와 생긴 피요르드지형이 특징이다. 플룀은 그 중에서도 유명한 송네피요르드의 줄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노르웨이의 작곡가 그리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송 오브 노르웨이(Song of Norway)’에서 보았던 웅장한 대자연의 경치가 눈앞에 펼쳐진다. 플룀역 옆에는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피요르드 관광페리가 보인다. 노르웨이에도 ‘피요르드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는지는 몰라도 출항시간까지는 점심식사를 위해서인지 1시간 여유를 준다. 배의 갑판에는 반나체족의 관광객으로 꽉 차 있었다. 뱃길 양옆에 세워진 절벽을 지나며 틈틈이 보이는 마을은 이곳이 정말 사람들이 사는 곳일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신선마을 같은 분위기다.

약 2시간의 아쉬운 뱃길을 지나 구드방겐에 도착하여 버스로 보스를 향하여 출발한다. 아찔한 급경사길을 따라 스탈하임까지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액자없는 그림이다. 버스기사는 이 절경을 자랑하고 싶어서인지 스탈하임호텔앞에서 잠시 차를 세워준다. 약 1시간의 버스여행을 보스에서 마치면 피요르드 관광의 종착점 베르겐으로 향하는 기차에 다시 몸을 싣게 된다. 기차와 배, 버스 그리고 다시 기차로 이어진 피요르드 관광은 베르겐에서 오후8시에 막을 내린다. 베르겐에서의 일정을 마치면 코펜하겐으로 향한다. 코펜하겐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20분 거리지만 기차로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 코펜하겐은 그동안 지나온 북유럽의 도시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도심의 시청 앞 광장과 번화가인 스토르게거리에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악사들이 각자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얼굴에 물감칠을 하고 춤추는 집시들도 보인다. 옛날 선원들의 거리인 뉘하운에는 아직도 선원들을 유혹하듯 카페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도심에 있는 티보리공원에서는 여름밤의 불꽃놀이와 함께 음악회가 열려 북유럽여행의 뒤풀이를 대신해 준다.

북유럽까지 직항노선은 아직 없다. 유럽항공사 중에서는 네덜란드항공(KLM)만이 헬싱키까지 당일에 연결된다. 그러나 북유럽 여행에는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이 편리하다.(왕복 99만5천원, 02-752-5121). SAS는 서울노선이 없어 도쿄에서 갈아타는데 당일 연결이 안 되어 항공사에서 도쿄 숙식비를 부담하므로이 단점을 역이용하면 보너스로 도쿄구경도 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서울에서 9시 30분 출발하는 대한항공이나 노스웨스트를 이용하면 된다. 일본 입국 비자는 없어도 된다. 다음날 출발하는 항공표만 있으면 임시 체류허가를 받을 수 있다. SAS의 가장 큰 장점은 이 회사가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세나라의 공동소유이므로 지역내의 항공편이 가장 많고 저렴한($85)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유럽은 인구가 많지 않아서인지 기차는 운행편수도 많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려 불편하다. 북극권 도시는 편도 1백45달러로 이용할 수 있다.(오슬로-트롬소 노선). 헬싱키-스톡홀름의 호화여객선은 실자라인과 바이킹의 두 회사가 있는데 실자라인은 서울에서 예약이 가능하여 편하다. 객실은 여러 등급이 있지만 바다가 보이는 시사이드(SEASIDE) (4인실 4백80FIM, 2인실 4백90FIM, `1FIM=1백85원, 조식포함, 02-734-7100)급이 좋다. 기차 패스가 있으면 할인혜택이 있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유레일패스보다는 스칸레일패스(5일1등석$2백22)가 유리하지만 일정이 단기간일 경우는 SAS를 이용하는 편이 오히려 경제적이다.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의 피요르드 관광코스는 기차 페리, 버스, 기차여행으로 복잡한것 같지만 오슬로역에서 ‘노르웨이 개요(NORWAY IN A NUTSHELL)’란 이름이 붙은 표 한장으로 모든 것이 물흐르듯 해결이 된다. 오슬로-미르달 구간은 지정 좌석제이므로 반드시 전날예매를 해둔다.

직항노선 없고 SAS 편리, 6-8월 호텔 대폭 할인

북유럽의 도시들은 도시이름이 붙은오슬로카드(OSLO CARD), 헬싱키 카드(HELSINKI CARD)등의 대중교통 및 박물관 무료이용, 호텔을 할인해주는 티켓($18-20)이 있는데 박물관이 많은 오슬로에서는 편리하게 이용된다. 그 외의 도시들은 도시자체가 크지 않아서 교통편을 이용할 기회는 많지가 않다. 북유럽에서는 택시에도 신용카드가 통용이 되어 매우 편리하다. 일행이 있는 경우 도보로 30분이상 거리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북유럽의 물가는 가히 살인적이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살림을 차릴게 아닌 만큼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