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피카소, 김환기, 백남준 등으로 미술세계 초대

미술교육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네살 된 유아부터 쉽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학습 위주의 틀을 벗어날 수 있는 미술 입문법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신선한 기획의도로, 출간 이후 꾸준한 시선을 모으고 있는 미술교육 시리즈가 있다.

<생각하는 미술>(마루벌 펴냄, 각권 7천원)은 미술의 기본요소인 ‘선’, ‘형’, ‘색’에 이어 이들 요소들을 ‘이야기’로 구성하고 또한 여기서 나아가 ‘우리미술’에 이를 응용하여 이해해보는, 총 5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각 권 끝에는 부모나 선생님이 어린이를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수록 그림에 대한 상세한 보충설명이 담겨 있다. 뉴욕의 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지에서 미술교육 전문가로 활동했고 특히 현대미술관 안내책자인 <청소년을 위한 미술관 안내>등의 저서로 유명한 필립 예나인이 저자로 참여했고, 서양화가인 숭의여전 김정 교수가 감수했으며 춘천교대 미술교육과 김혜숙 교수가 번역을 맡는 등 미술 전문인력이 투입되었다.

‘선’에선 고흐의 ‘생트마리 거리’등을 들어 점에서 시작되는 선을 바탕으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또 선이 반짝이거나 흔들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얘기해준다. ‘형’에선 클레, 피카소, 세잔느, 달리 등의 작품으로 ‘꼭집어 어떤 모양이라고 말할 수 없고 우리 마음대로 상상 가능한’형의 유연성을 설명한다.

‘색’에선 온갖 색상으로 가득차 있는 세상이 주는 즐거움을 전제로 모네, 쇠라, 칸딘스키등이 색을 활용하는 다양한 기법을 예로 든다.

그런가 하면, ‘우리미술’에선 민화 ‘까치호랑이’, 김홍도의 ‘서당도’부터 김환기, 장욱진, 김창렬, 백남준 등 현대화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우리미술을 얘기하고자 시도한다. 박수근 작 ‘소와 아이들’등에선 소 대신 자동차가 등장했다면 그 앞의 네 명아이들의 얘기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등의 시대변화적 요소도 첨가해 설명함으로써 피상적이고 딱딱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자 노력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 시리즈는 해외 미술입문서적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지만, 나름대로 소프트웨어적 접근법으로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는 데서 그 최대 장점을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미술을 배우는 데뿐만 아니라 감상하는데까지, 그리고 미술에 별 흥미가 없던 어른들에게까지 일단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