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소변·엑스선 검사 등 시행 저녁시간 수분섭취 최소화
비밀지켜 자존심에 상처 주지 않는 것이 중요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 군은 밤마다 오줌을 싼다. 거의 매일 밤 이 소년은 오줌을 싸고 있는데 하루에 여러 번 싸는 일도 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제대로 오줌을 가린 적이 없는 소년이다. 이 때문에 캠프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친척집에 가서 자지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은 다소 우울해 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소문이 날까봐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증상을 ‘야뇨증’이라고 부른다. 정상적인 아동인 경우에는 만 3세가 되면 약 50%의 아동들이 오줌을 잘 가리게 되며, 4세가 되면 약 75%의 아동들이 오줌을 가리게 된다.

의학적인 정의로는 만 5세 아동이 오줌을 싸는 횟수가 일주일에 2회 이상 3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야뇨증이라고 한다. 따라서 만 5세 이하의 아동에게는 야뇨증이라는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또한 싸는 횟수가 어쩌다가 한번씩 싸는 경우도 야뇨증이라는 진단은 내리지 않는다.

야뇨증은 크게 일차성 야뇨증과 이차성 야뇨증으로 나뉘는데, 태어나서 현재까지 한번도 제대로 오줌을 가린 적이 없는 경우를 일차성 야뇨증이라고 하고, 오줌을 잘 가리던 아동이 스트레스를 받은 후에 못 가리게 되는 경우를 이차성 야뇨증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잘 가리던 아동이 동생이 태어난 후에 못 가리게 되는 경우는 이차성 야뇨증인 것이다. 따라서 상기의 아동은 일차성 야뇨증이다.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명확하게 밝혀져 있는 바는 없다. 일부 아동들에 있어서 야뇨증상이 소아기 당뇨병과 관계가 있을수 있고 또한 비뇨기계의 감염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으니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드물게는 척추의 이상이나 신장이나 방광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일단은 엑스선 검사를 시행하여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에 우선 부모들이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저녁 시간에 수분섭취를 최소화시켜 보는 것이다. 즉 저녁식사를 한 후에는 수분섭취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낮 동안에 소변 보는 횟수를 줄여 보는 방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야뇨증 아동들은 방광의 용량이 정상 아동들보다 적어서 자주 소변을 보는 경향이 있는데, 낮 동안에 소변을 참아보는 연습이 방광의 용량을 늘여주기도 한다. 또한 오줌을 싸는 증상은 대개 수면의 초반기에 나타나기 때문에 아동이 잠든 후 약 2-3시간이 지나면 깨워서 소변을 보도록 하는 훈련도 한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고쳐지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 투여를 시행할 수 있다. 약 80-90% 정도에서 약물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물 복용 후 전혀 오줌을 싸지 않거나, 싸는 횟수가 줄어들거나 또는 스스로 일어나서 소변을 보게 된다.

전체적으로 성장하면서 없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으며, 성인이 될 때까지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부모님들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에는 상기 아동에게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이 가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기도 하며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소변을 못 가린다고 야단을 치거나, 핀잔을 주는 일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니 주의하여야 하고, 가능한 한 비밀을 유지해 주어 아동의 자존심에 상처주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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