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이러스에 의한 감기, 위장염, 수족구병, 뇌수막염 유행
면역발달 미숙, 집단생활 청결유지 불량 등으로 감염 0순위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사람들의 불쾌지수는 높아지고, 특히 어린이의 건강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어린이는 면역발달이 미숙한 데다 학교나 유아원등 여러 명이 함께 모여 있는 시간이 많고, 스스로 청결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 병에 한층 잘 감염된다.

겨울과 봄철에 독감이 극성을 부리더니, 요즈음은 장바이러스에 의한 감기, 위장염, 수족구병, 뇌수막염 등이 대유행을 하고 있어 유아나 학동기의 아동을 둔 가정에서는 행여 내 아이가 전염되어 결석하게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바이러스는 원래 사람의 위장관에 거주하는 흔한 바이러스로서, 목이 아픈 정도의 가벼운 목감기로부터 뇌수막염, 뇌염 등의 심각한 질병도 일으킬 수 있다. 과거에는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그 대표적인 것이었지만, 예방주사의 보급으로 인해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거의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상당수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예방주사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다.

장바이러스라는 이름에 비해 위장증세보다는 감기나 다른 전신증상이 일차적으로 나타난다. 고열만 사나흘 오르는 소위 ‘열감기’가 가장 흔한 증상이고, 인두염, 편도염, 코감기 등의 일반적인 감기증상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은데, 열이 높은 동안에는 심각한 질환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토하고 열나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들었을 때, 부모라면 누구나 가슴이 철렁하겠지만, 무균성인 뇌수막염은 큰 합병증이 없는 한 대개 예후가 양호하고 저절로 치유되는 병이므로 무조건 낙담할 일은 아니다. 아직까지 바이러스를 검출해 내는 일이 그리 쉽지 않으므로, 세균이 없다는 뜻의 ‘무균성’이라는 말은 잠정적으로 원인이 바이러스라는 의미가 된다. 장바이러스가 바로 이러한 무균성 뇌수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데, 갑작스런 두통, 구토, 고열 등이 나타나며 기타 가벼운 설사나 복통, 감기증상 등도 동반 될 수 있다. 그러나 세균성 뇌수막염과는 달리 특이한 치료가 없어도 수일 내에 이러한 증상들이 없어지게 되고, 빠르면 하루 이틀 만에도 감쪽같이 낫는 듯 하기도 하지만, 신경계의 염증은 1-2주 정도 지속되고 증상이 재발 하기도 하므로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열이나 두통에 대한 대중요법과 안정이 유일한 치료인데, 드물게 의식장애나 신경이상증상이 나타나는 뇌염으로 발전하기도 하므로 세심한 관찰을 요한다.

이 바이러스는 대변으로 배출된 후 손을 통해 다시 입으로 들어가거나 호흡기경로를 통하는 등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염된다. 그러므로 위생상태를 깨끗이 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며 특히 유아원이나 학교 등 아이들이 모이는 곳에서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내온도나 냉장고, 얼린 상태에서도 죽지 않는 반면, 고온에 약하므로 음식물을 끓여 먹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전염되어도 면역상태나 나이에 따라서 양상이 다르고, 실제로 반 정도에서는 전염이 되어도 병을 일으키지 않고 넘어가므로, ‘뇌수막염’이 있는 가정에서도 일반적인 주의를 하면 된다.

간혹 뇌수막염 예방주사를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1-2세 미만의 유아에서 심각한 경과와 후유증을 남기는 ‘헤모필러스뇌수막염’에 대한 예방주사는 있지만 이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것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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