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집약형 네트워크 경제구축 가능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등관계 형성

최근들어 벤처기업 열풍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벤처기업 육성이 우리경제의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물론 학계·연구소에서도 벤처붐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이미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대기업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그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따라서 고부가가치를 실현 할 수 있는 벤처기업의 육성만이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첩경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벤처기업을 육성하면 기술집약형 네트워크 경제의 구축이 가능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는 산업구조를 이룩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벤처기업 육성의 아이디어는 미국의 경험으로부터 원용한 것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 일본경제에 뒤쳐졌던 미국경제는 벤처기업의 힘으로 다시 부활하기 시작하여 최근까지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 ▲주식장외시장인 코스닥의 활성화 조치 ▲창투사에 대한 규제완화 ▲스톡옵션제의 도입 ▲‘기술자체’를 담보로 인정해주는 제도의 도입등을 시행하였고 7월 임시국회에 ‘신기술-기술집약형 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상정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벤처기업의 창업붐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5월과 6월에는 두개의 성공적인 벤처기업의 사례가 인구에 회자되면서 창업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5월말 ‘한국종합기술금융’이 무선호출 기용 핵심칩, 광대역CDMA칩 등을 잇달아 개발한 C&S 테크놀로지의주식1천1백주를 주당 4백50만원에 인수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액면가 5천원에 비하면 엄청난 프리미엄을 지불한 셈이다.

한편 6월초에는 업계최초의 코스닥시장등록, 업계 최초의 스톡옵션 도입등으로 성과를 높인 웹 인터내셔날이 자산가치를 크게 불렸다. 이를 계기로 벤처열풍이 가열 되어 너도 나도 창업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성공확률보다는 실패확률이 훨씬 크다.

창업초기의 자금조달문제, 성장기의 인력수급문제, 그리고 안정기의 경영마인드 구축 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창업초기에는 연구개발과 제품생산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므로 거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업성이나 제품화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창투사나 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처럼 ‘에인절 펀드제도’(개인투자가 제도)가 활성화 된다면 자금조달문제가 어느정도 완화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 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많은 벤처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고비를 넘어서 성장기에 들어서면 뛰어난 기술인력을 확보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초기에는 창업자와 선·후배 기술자들이 모여 구멍가게 형태로 회사를 운영하지만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인력을 스카우트 해야 된다. 현재 병역특례 기술인력을 배치할때 벤처기업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것도 아니고 뛰어난 기술자가 소규모 벤처기업에 자발적으로 응모할 리도 없어 공채도 마음놓고 실시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마지막으로 벤처기업이 안정기에 들어서면 조직관리와 경영마인드의 구축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벤처기업으로서 성공한 기업들은 모두 기술력과 함께 경영마인드를 갖춘 기업들이다. 뛰어난 기술창조력과 경영능력으로 세계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 소프트’를 이끄는 빌게이츠의 성공사례, 반면에 판매 전략 부족등 경영관리에 문제가 생겨 침체의 길을 걷는 ‘애플’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실패사례를 비교하면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창업가 자신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이 벤처기업 육성에 성공한 것은 정부규제 없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시장분위기와 투철한 기업가 정신때문이었다.

우리 정부에서도 창업 및 기업활동에 따른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자금조달, 인력수급, 입지확보 등에 정부의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업과 자신의 기업가정신이다. 일확천금과 한탕주의식 환상에 빠져 의욕만 가지고 창업했을 경우 본인의 실패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혼란만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이 경우 벤처기업의 수많은 부침이 계속 되고 창업과 도산이 반복되면 사회적 거픔현상만 생길 뿐이다. 확고한 기술력, 창조적인 사업 아이템의 개발, 모험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창업주에게는 필요하다. 벤처정신으로 무장하지 않을 경우 수 많은 창업희망자의 무리한 창업의욕은 우리경제에 또다른 구조적인 문제를 발생 시키게 될 것 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