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련·기자협회·방송 프로듀서연합회,‘ 언론개혁정책위원회’출범시켜

언론이 나라를 망친다고 한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는 다시 들추어지는 법이 없다.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진실을 호도하는 보도를 하더라도 죄의식이 없다…. 언론은 언론을 비판하지 않는다…. 국민 위에 공무원 있고. 그 옆엔 군부가 있고 그 위엔 정부가 있고 그 위엔 자본가가 있고 그 위엔 대통령이 있고 그럼 이 국가 이 사회 맨 꼭대기에 있는 존재는? 언론.” 통신에서 ‘언론망국론’이란 제목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토론내용이다.

언론 개혁이 한국의 현대사가 안은 시대적 과제라는 명제는 수도 없이 들어 왔다.

언론인 스스의 노력도 있었다. 올곧은 언론인들은 썩은 정권에 선소리를 하여 정치적 파도기마다 해직되거나 투옥되기도 했으며 85년 <말>지, 89년 <한겨레신문>등 대안 언론을 창간하여 기존의 언론이 수행하지 못한 몫을 해내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언론 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부 언론인들의 노력에도 불구, 기존 언론의 병폐는 그대로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명목상 공영, 민영이라지만 실질상 ‘관영’인 방송은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기는 커녕 차단하고 있는 형편이고 세계에 유래가 없는 독특한 독과점 시장을 형성한 신문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하는 판촉 경쟁으로 언론 본연의 자세를 잃어 가고 있다. 뿌리까지 썩어들어간 언론을 이젠 정책적 제도적 개혁으로 치료해야 할 시기다.

마침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공동으로 출범시킨 ‘언론개혁정책위원회’(이하 언개위)가 대선후보에게 직접 언론개혁 정책의 공약화를 요구하고 나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신문과 방송이 합종연횡 경쟁적으로 주최한 ‘대선주자로토론회’에서나 대선후보 및 예비후보들의 인터뷰들에서 정작 언론 개혁에 대한 대안은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는 현상황에서 일선언론인의 단체인 언론 3단체가 언론개혁정책의 마련과 요구를 위해 직접 나서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언개위는 대선기간 중 언론정책을 쟁점화하고 대선 후보에 공약으로 요구하여 차기정권에 언론개혁의 부담을 지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대통령 후보로 하여금 개혁을 공약화하도록 하는 것은 노동, 인권, 여성 등 사회운동 진영에서도 활용해 봄직한 운동방식이라 하겠다.

김영삼 정권의 김빠진 개혁 바람조차 비껴간 무풍지대, 언론에 언개위 활동을 비롯해 언론이 스스로가 일으킨 신선한 개혁바람이 언론을 본연의 자리로 이끌어다 줄 날이 멀지 않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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