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회의 결의이행 촉구하는 지역모임 탄생
대안 미디어 논의보다 인도에서의 후속모임 결성에 더 집중

지난 95년 9월 북경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세계여성회의에서 여성인권과 발전을 위해 결의된 사항들의 이 여부를 검토하는 지역모임들이 나날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해 11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숙명여대 부설 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여성과 미디어에 관한 아태지역 심포지엄’에 이어 올해 7월 3-6일 사이에도 또 하나의 지역모임이 서울에서 열렸다.

‘아태여성 NGO 워치그룹 서울회의’로 명명된 이 모임은 지난 해 7월 방콕에서 비공식적으로 이 지역 NGO 여성 7명이 모여 워치그룹 결성을 논의하고 이를 한국측 관계자에게 8월 1일자로 서신을 띄워 알림으로써 후속모임이 이루어진 것.

인도의 대표적 여성정치학자인 팜 라이풋 박사, 말레이지아 아태개발센터의 바네사 그리펜 박사, 태국의 <타이뉴스 에이전시>내 라디오 뉴스 부분 책임자인 비라얀 바라루스 등 아태지역 여성계 주요인사 14명이 참석했다. 한국측 인사로는 이연숙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이경자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 강경화 국회의장 국제담당 비서관 등이 참여했다.

이 행사의 주제는 ‘미디어와 젠더에 관한 워크샵’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성편견적이고 가부장적인 미디어 관행을 여성운동 발전을 위해 어떻게 개선시키느냐는 문제. 이 주제는 4일간의 행사기간 중 첫날 공식행사 일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 주요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있게 다루어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최측의 사정과 기구 결성에 대한 사전작업 성격상의 여러 논의 끝에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이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난 감이 없지 않아 관계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준비위원장을 맡은 박영혜 숙명여대 문과대학장(여성단체협의회 부회장)은 “방콕모임에 이은 이번 서울모임은 발기인 대회적 성격이 짙다. 98년 1월 초 이 모임의 후속타로 인도에서 창립총회를 열기 위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되었기에 상대적으로 미디어 전략에 관한 토의는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홍보 부족으로 더 많은 한국의 여성계 인사들과의 활발한 접촉도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다. 그러나 인도에서 ‘아태 워치(ASIA. PACIFIC WATCH, 이하APW)’가 발족됨으로써 아태여성 NGO의 대표성을 지닌 기구로 유엔에 진출해 이 지역 여성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 큰 의의를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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