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인 규모·제품 알린 최초 행사, 여경련 20주년 기념사업, 창업·경영상담실 운영으로 실질적 도움 줘

지난 7월 3일부터 5일까지 한국종합전시장 1층 제8전시관에서 열렸던 ‘한국여성경제인 박람회’는 ‘잠재 여성경제인들에게는 희망을, 기존 여성경제인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는데 크게 일조한’뜻깊은 행사였다.

6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이번 박람회는 ‘세번째 천년을 준비하는 여성경제인’이라는 주제로 여성경제인의 20년 역사와 여성기업인들의 규모 및 제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던 최초의 행사여서 주목을 끌었다.

행사 기간 동안에는 부대행사로 창업상담실, 경영상담실, 취업상담실을 운영했으며,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회장 장영신 애경그룹 대표) 창립 20주년 기념식과 ‘제2회 여성경제인의 날’(7월 6일)기념 행사를 갖고 모범여성경제인 24명을 포상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벌어졌다.

박람회는 역사관, 주제관, 상품관으로구성되었다.

허복선(제일중기공업 대표) 제8대 회장 등 7명의 여경련 역대 회장의 업적과 여경련의 활동 내역이 사진과 관련자료를 통해 한눈에 일별할 수 있도록 전시된 역사관을 지나면 왼쪽편에 2백80여명의 여경련 정회원의 얼굴과 업체명이 기록된 가로폭 14m패널을 통해 여성경제인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여성경제인의 현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상품관에는 다양한 형태로 여성기업인들의 기업 및 제품을 소개한 부스와 판넬 홍보관이 마련되었다. 상품부스에는 (주)시지커뮤니케이션(대표 이정연) 등 33개업체가 참여했다.

업종은 의류업체가 8개로 가장 많았고, 식품, 가구, 장신구 등 생활용품 제조업을 비롯해 멀티미디어 제작사, 종합 정보관리업, 카드키 제조업체 등이었다. 부스에 참여하지 않고 판넬홍보관을 통해 자사를 소개한 업체는 보문전기(대표 이종애) 등 44개업체였다.

국내 최초로 재생골판지 부스제작

특히 이번 행사의 상품 부스 재료와 홍보관에 설치된 판넬은 기존의 알루미늄이 아닌 국내 최초로 재생골판지를 사용함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해 경제인의 행사에 적합한 재료를 썼다는 평을 받았다.

경제인 스스로 소비자 입장에 서서 어떤 상품이 경쟁력이 있는지를 파악함과 동시에 박람회의 주제 메시지를 알 수 있었던 주제관은 디오라마(배경을 그린 앞쪽에 여러가지 물건을 배치하고 그것을 잘 조명하여 실물을 보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 형식으로 구성 되었다.

특히 여경련은 주제관 구성의 기초자료를 위해 ‘경제인들이 애용하는 상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해 조사와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상품전시의 서막을 열었다.

또한 기존 박람회가 부스에서 판매까지 함께 이루어짐에 따라 혼잡을 가중시킨 단점을 없애기 위해 상품판매 중심의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한 것도 이번 박람회의 특이한 점이다. 한편 부대행사로 마련된 창업상담실은 중소기업청 자금지원과와 창업지원과 직원이 상주하며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사례별 창업인정 범위, 회사설립 절차, 창업자금 지원현황, 각종 세제문제, 창업 지원기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경영상담실에서는 중소기업 금융지원책, 신용보증지원방법, 공제사업기금 이용방법, 인력관리방법 등 중소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갖가지 문제를 중기청 관계 공무원들이 나와 상담에 임했다. 이용자들은 주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고 창업에 대한 문의가 주로 많았는데 업종은 학원, 식당, 제조업, 소규모상점등이었다.

15년 동안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다 제조업을 시도하려는 한 주부(45)는 “좀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어 제조업을 하려고 하는데 사전조사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10년간은 충분히 일할수 있는 나이가 아니냐”며 자신있게 말했다.

현재 가내공업을 하고 있는 한여사장은 사업규모를 늘리기 위해 개발부담금에 대한 문의를 해왔고, 오랫동안 귀금속업을 해오던 한 여성은 경영상담 중 “대기업에서 각종 귀금속을 수입해 판매함으로써 국내 귀금속업자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취업상담실은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일반여성들에게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장으로 활용되어 큰 관심을 모았다.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즉석에서 작성한 취업 희망카드를 분류해여 경련 회원사 중 해당업체에 서류를 보내면 자료를 받은 회사에서 면접통보를 해 취업여부를 결정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행사 이틀째에는 1백여장의 취업 희망카드가 접수되었다. 접수자들은 주로 은행이나 컴퓨터 관련사업에 응모했으며 대졸 미취업자와 유학파들이 대거 몰려 여성 취업난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경제인의날 기념식에서 모범여성경제인 포상

7월 4일 인터콘티넨탈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여성경제인의 날 기념식’은 임창열 통상산업부장관, 정해주 중소기업청장, 신낙균 국회의원, 장영신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범여성경제인에 대한 포상이 있었다.

산업포장에는 예절자 성민기업대표, 서영옥 유니온테크 대표, 대통령 표창에는 최계순 전일여지 대표, 차영희 KH전자 대표, 최혜영 달우자수정광업소 대표 등 총 24명이 수상했다.

2부행사로 진행된 여경련 창립 20주년 기념리셉션에서는 조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서울산업지원센터,  벤처기업지원센터를 건립해 첨단산업을 육성할것”과 “여성발전기금 60억원을 조성해 여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할것”을 약속했다.

또한 여성경제인의 지위향상에 이바지하고 여성경영인으로서의 위상을 높인 정희자 대우개발 회장, 홍라희 호암아트홀관장 등 6명에게 감사패를 증정했으며, 세계적인 타악기 재즈연주자 김대환씨의 축하공연으로 행사장의 분위기를 한층 흥겹게 했다.

여경련 측은 “이번 박람회가 여성경제인들의 자부심 고취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한 몫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많은 여성들이 창업의지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을 이번 행사의 큰 소득으로 보았다.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현재 4백여명의 회원이 서울을 비롯해 부산, 광주, 전북 등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는 1976년 7명의 여성경영인들이 모여 결성한 한국여성실업인회가 모태가 되었다.

창립 당시에는 제조업자만 회원으로 받아들였으나 현재는 도소매업, 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 업종이 다양하다. 여경련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존에는 회원의 복리 증진과 정보 교류등에 치중했던 사업방향을 대사회적인 범위로 확대하여 여성들에게 경제활동 참여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그 기반을 조성하여 창업의지를 심는데 노력할 것”과 “숙원사업이자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여성경제인센터 건립을 위해 현재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며 여성경제인 교육의 요람이 될 연수원은 지난 90년에 경기도 가평 부지 2만8천평을 마련, 현재 건립기금을 적립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여경련의 주요 행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77년 미국 한인여성경제인협회와 공동으로 한국패션쇼 개최, 79년 한일 합동상품전시회 개최, 80년 재무부 인가를 받아 여성들만을 위한 신용협동조합 설립, 81년 창업여성 대상 경영상담실 개설, 83년 모범여성경제인에 대한 통상부장관 표창 실시.중국·러시아 투자 및 시장조사단 방문, 97년 OECD 주최 중소여성기업가국제회의 참가.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