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에 비해 의술 부족하거나 힘든 수술 기피하는 의사 등이 문제
‘의사보험제’도입시급

그간 약 7개월간 연재해 오던 글을 필자가 미국으로 단기연수를 떠나게 되어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마감을 하게 되었다.

다른 곳에서 잘못 치료를 받아 상태가 심하게 악화된 상태로 오는 환자들을 접하다 보면 때로는 심한 분노감을 느끼거나 심지어는 같은 의사로서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경우도 있어 일반인에게 좀더 정확한 의료지식을 전달해야만 되는 의무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원론적인면에서 몇가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의사는 크게 4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 그룹은 유명하면서 의술도 뛰어난 의사이고 두번째 그룹은 유명하지만 그에 비해 의술이 모자라는 의사이고, 세번째 그룹은 유명하지는 않지만 의술은 뛰어난 의사이며, 마지막 네번째 그룹은 유명하지도 않고 의술도 그저그런 의사이다. 이중에서 일반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의사가 바로 두번째와 네번째 그룹에 해당되는 의사일 것이다.

네번째 그룹은 교통사고를 입은 환자가 사고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고 하는 경우는 거의 다 이런 경우로 보아야 한다. 대개의 이런 병원은 의료시설이나 의료기술이 모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거꾸로 환자를 유치하고자 노력한다. 이보다 더 큰 피해를 보는 경우가 아마도 매스컴을 교묘히 이용하여 유명해지고자 노력하는 두번째 그룹의 경우일 것이다.

요사이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 보니 대부분의 신문이나 방송에서 건강에 대한 기사를 취급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에는 올바른 이야기가 올바른 의사에 의해 쓰여지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실력에 비해서 유명해지고 싶고 결국은 그것을 자신의 수입을 증가시키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의사들이 글을 쓰고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때로는 이러한 글들이 진실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많은 경우가 개업의들이 자신의 치료방법을 선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 쪽에 치우친 글을 쓰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으며 그중에는 진실이 아닌 경우도 상당히 발견 할 수 있다. 정형외과영역에서 대표적인 사례는 레이저를 이용한 척추디스크 수술을 들 수가 있다. 부작용도 많고 효과도 확실치 않아서 잘 사용되지 않는 것을 일부 의사가 첨단 기술인양 오도하는 것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신문에 실리는 글중 어떤 것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는 지를 일반인들이 구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심히 보면 신문기사의 끝부분에 ‘문의전화는 몇번’이라고 나오는 것은 대부분 개인병원의 전화번호이고 이는 다시 말해 병원의 선전을 위해 의사가 매스컴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하여 글을 실게 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또 한가지 최근들어 환자측에서 손해를 보는 대표적인 예가 의사들의 어려운 수술의 기피증세일 것이다. 과거에 비해 치료도 중환자가 잘못된 경우에 법적 대응을 하거나 집단 행동으로 병원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이 발생함에 따라 이를 예방하고자 의사들간에 약간이라도 어려운 수술은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이는 개인병원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큰 대학병원에서도 종종 볼수가 있다. 특히 사립병원인 경우 현행 보험제도에서는 어려운 경우나 쉬운 경우에 관계없이 똑같은 수가를 적용하므로 굳이 어려운 수술을 안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환자만 손해를 보게 된다.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선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나 이는 현실적으론 어렵고 가장 좋은 해결책은 의사보험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마치 자동차보험과 같이 의사의 중대한 과오가 있으면 구속하고 그렇지 않으면 합의를 유도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만 한다고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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