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여성채용률 10% 미만

노동부가 지난 달 발표한 96년 50대 그룹 채용현황에 따르면 대졸여성의 취업자수는 총채용 3만2천8백88명중 3천9백74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 95년 3만8천3백72명 중 4천3백53명이 채용된 것에 비하면 0.8% 신장한 것이기는 하나 남성 졸업자의 취업율과 비교하면 아직도 턱없이 낮은 수준. 또한 상위 10대 그룹(한진 제외) 평균 10% 미만인 상태여서 아직도 취업에 있어 ‘평등’구현은 요원한 상태다.

이화여대 표경희 취업보도실 실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불경기의 영향이 크겠지만, 국내 대기업 그룹사가 남녀차별을 표방하지 않지만 내용적으로는 아직도 남녀차별이 공공연히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표실장은 “점점 필기시험제도를 폐지하고 면접이나 서류전형으로 채용을 확정하는 기업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 면접을 주도하는 인력 역시 남자이고 이들 사이에는 ‘잘난여자보다 조금 덜 잘난 남자가 낫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대졸 여성의 취업기회를 더욱 더 좁히는 결과가 되었다”고 덧붙인다.

이와 함께 객관적으로 면접에 임할 때 남성들이 취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반면 여성은 상대적으로 약한 취업동기를 가지고 경쟁하는 것도 여성 채용의 비율을 낮추는 자체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각 대학 취업정보실은 여학생에게 공무원이나 공기업 쪽으로 진출해보는 것을 권유한다. 공무원의 경우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7급 공채 등에서 여성채용목표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천년까지 20%를 여성에게 할당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진로를 고민하는 여대생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공기업도 여성에 대해 인센티브제를 점차 확대 실시하므로 안정된 직장으로 이쪽을 공략하라는 것이다.

한편 각 대학 취업지도본부는 자격증을 갖추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는데 이 때 유의할 점은 자격증도 선별적으로 취득해야 한다는 것. 일단 자격증만 따면 된다는 생각에 자신의 진로와는 상관없이 자격증만 맹목적으로 따려는 여학생도 많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그리고 자격증과 관련, 사설학원의 과대·허위광고의 피해와 잡음이 심하므로 이것도 조심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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