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영화] <래리 플린트>
[요즘영화] <래리 플린트>
  • 박이은경 기자
  • 승인 2017.09.27 14:20
  • 수정 2017-09-27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르노로 법의 정신 설파
미국의 대표적 포르노지 <허슬러>의 발행인 삶 담아

성의 극단적 상품화인 포르노 잡지 발행인이 거창하게 미국헌법 수정조항 제1조인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는 투사로 앞장서는 모습이 시종일관 묘사되는 영화 <래리플린트>. 국내 개봉을 앞두고 외설, 예술 사이의 끊이지 않는 논쟁이 법정 구속까지 이어지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꽤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팬티만 걸친 여성의 하체한 가운데에 성조기를 기저귀처럼 두른 주인공이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자세로 진지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포스터부터 충격적인 내용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상응하게 올해 베를린영화제 그랑프리, 골든글로브 감독·각본상 수상등과 함께 전미 비평가협회 선정 최우수 10대 영화 등으로 선정되어 주목을 끌면서 <뉴욕타임즈>로 부터는 “날카롭고 통쾌한 유머, 위선에 가득찬 사회를 조롱한 포르노 제왕”을 그렸다고 격찬을 받기도 했다. <7월 4일생>, <플래툰>의 감독 올리버 스톤이 “포르노도 정치적이다”를 근거로 제작을, 체코에서 망명, 콜럼비아대 영화과 교수로 재직중인,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아마데우스>의 밀로스 포먼이 감독을 맡았다. <머니트레인>의 우디해럴슨과 실제 마약에 중독된 적이 있었던 여성 록커 코트니 러브가 주연이다.

1952년 켄터키의 한 산골마을에서 밀주로 돈 버는 재미를 일찍부터 알아차린 형제가 20년후 작은 스트립바의 경영에서 시작해 스트립 댄서들의 나체사진으로 도배된 뉴스레터 발간을 계기로 클럽명을 딴 <허슬러>란 포르노 월간지를 발행하기에 이른다. 후에 <플레이보이>, <펜트하우스>와 맞먹는 미국의 대표적 포르노지의 전신인셈.적나라한 누드사진으로 서점상인들에 의해 진열을 거부당하던 <허슬러>는 우연히 입수된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나체사진으로 일약2백만부를 넘어서고, 발행인 래리 플린트는 거부가 된다. 그리고 그는 스트립바 시절부터 연인 사이였고 “결혼과 일부일처제는 다른것”이라는 자유분방함을 지닌 알시아와 결혼한다. 이를 계기로 이제까지 사람들에게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져왔던 신화들-아담과 이브 등의 성경얘기, 산타클로스 전설, <오즈의 마법사> 등-을 성적 상상력을 총동원, 외설스럽게 표현해낸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발적 반기를 든 <허슬러>의 시도는 종교인을 비롯한 보수우익 성향의사람들에게 큰 반감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음란물 간행죄 여부를 놓고 20여년간의 법정 투쟁을 벌이게 되는데...

<래리 플린트>에서의 압권은 래리가 돈을 댄 ‘출판자유수호연합’에서의 그의 연설. 성조기를 배경으로 한 거대스크린을 뒤로 하고, <허슬러>의 선정적 장면들과 그와 유사한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훨씬 잔혹한 사건들-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태인 학살, 월남전에서 폭격으로 공포에 떠는 어린이들 등-을 대치시켜 “살인은 불법이지만 그것을 촬영해서 <뉴스위크>에 실으면 플리쳐상을 받는다. 섹스는 합법이지만 그것을 촬영해서 잡지에 실으면 감옥에 가야 한다. 과연 어떤 것이 더 불경스러운가”라는 래리의 강력한 항변이 어느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다가오기 때문이다.

기나긴 법정 투쟁 속에서도 ‘출판인’임을 당당히 자부하고,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했듯이 성기도 창조했기에 그 적나라한 노출을 터부시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여겼던 래리플린트. 섹스를 일찍부터 상업적 무기로 이용했던 부도덕함에도 불구하고 이 현존 인물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있다. 그것은 바로 ‘표현의 자유’가 대변하는 법의 공평성. 고급취미와 교양미가 엿보이지만 성을 상품화한다는 맥락에선 <플레이보이> 역시<허슬러>와 다를 것이 없으므로 전자에 주어지는 자유는 후자에게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래리의 논리가 시사하는 바는 한번쯤 되짚어볼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음란물로 간주되는 <허슬러>의 발행인이 법의 보호를 받을수 있다면 밑바닥계층을 포함한 만인이 법의 우산 아래 있을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래리의 변호사가 “나도 당신의 잡지는 좋아하지 않지만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죠”라는 말로써 변호를 맡게 된 이유이며, 나아가 이 영화를 만든 이들의 제작의 변이 되는 것이다. 상영관 코아아트홀, 씨네하우스, 뤼미에르, 동숭씨네마텍, 롯데3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