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14좌 완등한 ‘첫’ 여성 오은선
히말라야 14좌 완등한 ‘첫’ 여성 오은선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10.04.30 11:44
  • 수정 2010-04-30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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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애, 히말라야를 넘다
“지현옥·고미영이 은선이 좌우에서 도왔을 것”
“40대 여성의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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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촬영
천안함 참사로 침울했던 대한민국이 오랜만에 활짝 갰다. 4월 27일 오후 6시16분(한국시간)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드디어 8091m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정상을 밟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오 대장은 여성으론 세계 최초로 8000m 이상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완등, 외신들이 타전한 대로 “히말라야에 ‘역사’로 남게 됐다.”

그의 이번 쾌거는 무엇보다 여성 산악인 지현옥, 고미영씨의 못다 이룬 꿈을 결국 마무리했다는 데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이것은 산을 통해 맺은 그들만의 단단한 자매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선배 지현옥씨는 1999년 안나푸르나 등정 후 하산하다 실종됐고, 히말라야 11좌를 완등한 후배 고미영씨는 지난해 7월 낭가파르바트에서 추락사해 내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를 상징하듯 안나푸르나 정상에 선 그의 품안엔 고씨의 사진이 고이 안겨 있었고, 이틀 후인 29일은 지씨의 11주기 추모일이었다.

“현옥 언니와 미영이의 염원을 풀어준 대사건이다. 은선이의 등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선후배 두 사람이 좌우에서 그에게 도움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은선이 역시 두 사람의 꿈을 꼭 이루어주겠다는 의지가 강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친 오씨의 안나푸르나 등정을 물심양면 지원했던 배경미 한국여성산악회장의 해석이다.

히말라야를 향한 한국 여성들의 도전은 다른 나라들보다 10여 년 늦은 1980년대 본격화됐다. 이웃 일본 여성들이 1970년대에 이미 히말라야 14좌 중 3좌를 등정한 후였다.

1988년 고 지현옥씨가 포함된 여성 최초의 원정대 한국매킨리원정대가 탄생, 북미 최고봉 매킨리에 도전했다. 그리고 드디어 1993년 지현옥씨가 한국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한 획을 긋게 된다. 지씨는 1999년 실종 직전까지 안나푸르나를 포함해 8000m 이상 4좌를 완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은선씨의 이번 쾌거는 여성 스포츠계를 넘어 한국 산악계 전체의 경사다.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해외 산악인들이 2000m도 안 되는 산들이 숱하게 많은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놀라워한다”는 말과 함께 “산을 ‘오른다’고 하지 않고 산에 ‘들어간다’고 표현하는 자연친화적 우리 민족의 정서와 끈질긴 민족성, 자신과의 싸움을 통한 홀로서기 정신 등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뭉친 것이 바로 오은선의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다”라고 의미를 두었다.

이 회장은 특히 오씨가 40대 중반에 가까운, 산악인으로선 ‘장년’에 이른 나이임을 상기시키며 “오은선은 대한민국 여성의 강인함을 나타내 우리 모두에게 자긍심을 선사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큰 희망을 선사할 것”이라며 기뻐했다.

오씨는 1986년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가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세계 최초로 성공한 이후 남녀 통틀어 20번째 성공자로 기록된다. 동시에 한국인으로선 2000년 엄홍길, 2001년 박영석, 2003년 한왕용 대장에 이어 4번째로 완등에 성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을 히말라야 14좌 완등자를 최다 배출한 세계 최강의 산악 국가로 세계에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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