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성희롱 전력자 또 나오나
6·2 지방선거 성희롱 전력자 또 나오나
  • 김유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4.30 11:08
  • 수정 2010-04-3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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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고법 5천만원 손배소 평택시장 공천
민주당, 성추행 논란 광주시의원 ‘특별’ 복당
여성단체, 각당에 진상규명 질의서 제출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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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희롱·성추문 등 논란을 일으킨 선출직 공무원의 행보가 가지각색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자성 없이 ‘무조건’ 출마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 이미 정당에서 공천을 받은 후보자가 있는가 하면 아예 공천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의원도 있다. 논란 당시 제명 등 당과 멀어졌던 후보들은 복당을 추진하며 진로를 모색 중이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이 성희롱 전력자를 지역 대표로 선출하는 웃지못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여성계는 후보 출마를 우선 소속 정당 차원에서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의 경우, 성희롱과 여성비하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진 송명호 현 평택시장이 이번 선거에서도 기초단체장 공천을 받은 것에 대해 한나라당 중앙당·경기도당 공심위원회에 진상을 밝히고 재심을 촉구하는 ‘압박용’ 질의서를 4월 30일 제출했다.

특히 송 시장의 경우, 사건 발생 후에도 당 공천을 받아 무난히 3선에 도전하는 경우다. “뇌물·불법 정치자금 수수, 성범죄 관련 법 위반 등은 벌금형이라도 공천하지 않을 것”이라던 한나라당은 지난 4월 18일 송 시장을 재공천했다. 그러나 이미 열흘 전인 8일 서울고법은 송 시장이 무고죄와 허위 증언을 했다며 이익재 전 평택시의원에게 5000만원을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전 의원은 2006년 당시 지방선거 후보공천 전후 인터넷에서 떠돌던 소문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2005년 송 시장이 평택시의원과 지역지도자 등 40여 명과 일본 아오모리시를 방문해 10월 23일 오후 11시쯤 여성 참석자가 동석한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이용해 성기 흉내를 내고, 여성 참석자에게 “XX년아 나와”라고 하는 등 여성 비하적 욕설을 한 적 있다는 내용을 밝혔다.

이에 송 시장은 이 전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지만 고법은 이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송 시장은 고법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고하고 상고심 선고까지 강제집행을 정지해 줄 것을 신청해 인정 받았다.

이에 대해 원유철 경기도당 공심위원장(한나라당 평택 갑 국회의원)은 “여성 피해자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경쟁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건으로 1,2심 판결이 다르게 나왔다”며 “재판 후 송 시장이 상고한 상태라 현재까지는 평택시장 후보자에 대한 재심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앙당 공심위는 지난 29일 진상조사를 지시하는 등 움직임에 나섰다.

다른 지역에서도 지방선거를 대비한 선거 일정을 앞두고 성범죄 전력자의 복당 신청이 줄을 이었다. 언론을 통해 해외 성매매 의혹이 일었던 충주시의회 의원 4명. 한나라당(2명)과 민주당(2명) 소속 의원은 모두 복당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중 3명(심종섭, 이종갑, 지덕기)은 현재 무소속으로 시의원 재출마를 선언했다.

백형록 주민소환제추진충주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재출마 했다”며 “선거법상 선거와 관련된 일을 거의 할 수 없기 때문에 맨투맨으로 유권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범죄 전력자로 대법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의 경우, 역시 3월쯤 민주당 복당을 추진하다 여성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복당이 좌절됐다. 당적을 얻지는 못했지만 우 전 지사는 3월 10일 제주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우 전 지사와 함께 복당 절차를 진행했던 광주시 김모 의원은 지난 28일 민주당에 결국 복당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성추행 논란이 있었지만 무죄 판결이 났기 때문에 복당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출당 이유였던 혐의가 ‘무죄’로 판결나면서 복당 제한 기간 3년도 채우지 않고 당적을 갖게 됐다.

하지만 복당과 출마는 별개다. 김 의원은 “당내 경선이 끝난 마당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예비후보 신청은커녕 선관위 제지 때문에 명함도 돌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출마에 대해 긍정과 부정이 반반”이라며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당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공천에서 제외된 현직 시장도 있다. 2006년 6월 아시안 게임 참관차 카타르 도하에 갔다 ‘술과 여자’를 찾는 등 추태를 부렸다는 보도가 나왔던 김용서 수원시장은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후진 양성”을 이유로 공천에서 제외했지만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김 시장은 현재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의장 선출을 미끼로 뇌물과 성상납을 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의회 의원 2명은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자격정지 1년, 추징금 11만원을 선고받았다. 의원직 상실은 물론 2011년까지 후보자로 입후보할 수 있는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구경숙 여성연합 사무처장은 “개별 사건의 대응에 대해서는 각 정당의 대처방법을 본 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할 정치권에서 판결로 확정된 성범죄에 대해서까지 ‘개인 실수’로 치부하는 인식이 사회 일반에 여성 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로 와전돼 전파될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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