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 구입비도 사교육비에 포함돼야
교재 구입비도 사교육비에 포함돼야
  • 박정원 / 여성신문 소비자지킴이 ‘안심해’ 단장
  • 승인 2010.04.30 11:03
  • 수정 2010-04-30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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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원은 평균 2~3개월에 교재비 5만원 지출
대형업체서 만든 교재도 조악·성의없는 구성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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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중3인 두 자녀를 둔 학부모 이현숙(47)씨는 교재비 부담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와 학원, 그리고 인터넷 강의까지 모두 매월 별도의 교재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3인 자녀의 학교에서는 학기 초 과목별로 담당 교사가 요구하는 참고서나 문제집을 별도로 구입했다. 교사의 요구가 없는 두 과목을 제외하고 시험과목 11과목 중 총 9권을 샀다. 권당 대략 1만2000원 안팎, 총 10만원 이상이 들었다.

과목별로 교과서를 구입했지만 부교재를 따로 구입한 과목의 경우 수업에서 부교재의 비중이 높거나 부교재로만 수업이 진행된다. 심지어 몇몇 과목은 교과서를 전혀 쓰지 않는다.  

학기 중에도 학부모들은 학교 보충수업에 맞춰 별도의 교재비를 지출해야 한다. 보충수업비는 학생 수에 따라 15회 수업에 4만~6만원을 내는데, 역시 과목당 1만2000원 정도의 교재를 별도로 구입하게 한다.

학원을 안 다니는 학생의 경우, 선택과목인 탐구 과목만으로도 적게는 2~3권, 많게는 5권 정도의 개인별 부교재를 구입하게 되고, 개인적으로 과목별 문제집을 추가 구입하는 경우까지 합하면 참고서와 문제집으로 들어가는 비용 부담은 매우 크다.

비용도 문제지만 매번 새 것을 구입해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시험문제도 교사가 지정한 부교재에서 출제한다. 대개는 3학년만 부교재로 수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2학년도 주요 과목 한두 과목 정도는 부교재로 수업을 진행한다.

어떤 교사는 본인이 직접 쓴 교재를 구입하게 하기도 한다. 영어를 지도하는 한 교사는 자신이 지도하는 2,3학년 전 학생에게 자신이 쓴 책을 구입하게 해 정규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즉 매년 수백 명의 학생이 본인이 쓴 책을 구입하게 되는 것.

심지어 한 교사는 담당과목은 탐구과목인데도 영어교재를 직접 집필하고는 보충수업과 CA(클럽활동) 시간에 영어를 가르치면서 자신이 쓴 교재를 사오게 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재의 질에 불만이 있어도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  

여기에 학원도 수강료 외에 별도의 교재비가 있어 학부모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학원에 따라 다르지만, 영어학원의 경우 2~3개월 단위로 교재를 구입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1회 지불하는 교재비는 대략 4만~5만원 정도다. 시험기간 내신대비 특강은 또 별도의 교재를 구입해야 한다.

게다가 중도에 학원을 바꾸게 되는 경우는 교재비 환불이 어려워 그냥 버리는 돈이 되고 만다. 중2 자녀를 둔 정혜영(50)씨는 자녀가 영어전문 학원에 다니겠다고 해 한 달치 학원비에 교재비를 별도로 8만원가량 지불했으나, 자녀가 1개월 만에 수강을 포기하는 바람에 비싼 교재비만 고스란히 날렸다.

구입한 교재는 해당 학원의 수업방식에 따라 자체 제작한 경우가 많고, 또 새로 선택한 다른 학원도 따로 교재를 팔기 때문에 이전 학원의 교재는 쓸모도 없고, 쓸 시간도 없다. 종합학원의 경우도 대개 6개월 단위로 교재를 구입한다.

자녀가 외고를 준비했던 김양선(44)씨는 매월 수강료에, 별도로 따라붙는  교재비만 4만~5만원가량이나 돼 크게 부담이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원마다 자신들이 제시하는 교재를 구입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없다.

정지숙(44)씨는 고등학교 3학년인 딸에게 배달된 인터넷 강의 교재가 조악하고 성의 없이 돼 있어 황당했다고 말한다. 업계 1위의 대형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과목별로 교재비를 권당 8000~1만원씩 받으면서 총 75쪽 내외로, 쪽당 수학문제가 한 문제 반 정도씩만 적혀 있거나, 장마다 한 쪽 면은 아예 백지로 비워 둔 과목도 있었던 것.

자녀를 중·고등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교육비 중 교재비가 차지하는 부담은 대단히 크다. 자녀가 둘 이상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때, 학원, 인터넷 강의 등의 사교육은 물론이거니와 학교에서까지 교재를 지정해 필수적으로 구입하게 함으로써 학부모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을 고려할 때 문제제기를 하거나 거부할 수도 없다.

학원, 인터넷 강의 등 사교육비 기준 마련 시, 교재비도 포함시켜 기준을 함께 마련하고, 학교 교육에서의 교재는 수업을 지도하는 교사가 당일 수업 분량만큼 자체 준비해 나누어 주는 등 과도한 교재비 부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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