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돈다. 20~30년 전에 유행했던 의상과 음악이 ‘복고(復古)’라는 새로운 유행으로 돌아온다. 혹은 지난 것에 대해 비판적일 때도 있다. 예전 시대에는 각광받던 무언가가 오늘날에는 구식(舊式)이라며 박대를 당한다. 우리 언어사에도 유행이 존재한다. 특히 현대의 문자생활을 보면 복고의 강세요,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서 복고풍 언어란, 글자가 아닌 그림문자를 말한다.

우리는 바깥에서 화장실을 찾으려 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가? 화장실의 위치를 알기 위해 ‘치마를 입은 여자 형상과 바지를 입은 남자 형상의 그림’을 찾을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 그림은 단조로운 그림과 색으로 생활의 편리를 도모한다. 한글 ‘화장실’이나 영어 ‘Toilet’이 적힌 글자 안내 표지보다는 화장실 표시 그림 혹은 ‘♂, ♀’ 등의 상징기호가 더욱 편리하다.

이러한 상징기호는 현대사회로 접어들수록 더욱 다양하고 보편화되는 추세다. 상징화되고 생략된 상징기호들로 이뤄진 안내표지판과 이모티콘 등의 통신언어 사용이 그러하다.

강한 이미지 전달력과 편리성으로 무장한 그림문자가 기존의 글자를 서서히 위협한다. 문자의 전쟁에서 글자는 그림에 자리를 내어주고, 맞춤법은 붕괴된다.

이러한 상황을 누군가는 ‘과거로의 회귀’라고 표현한다. 그림문자는 인류에게 최초의 문자이자 부족한 문자였다. 인간은 망각이란 한계에 부딪히는 기억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동안 더 완전한 문자 표기를 위해 고심해 왔다.

일찍이 메소포타미아·이집트·황허·인더스 문명과 함께 상형(象形)의 원리에 따른 그림문자가 최초의 기록 수단으로서 등장했지만, 새로운 개념이 늘어나면서 이를 그림으로는 모두 충족시킬 수 없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효율적인 문자 의사소통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필요에 의한 인류의 노력은 그림이 아닌 ‘글자’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서기 2010년, 그림에서 글자로 발전됐던 문자사는 다시 그림으로 회귀하고 있다. 오랫동안 완성돼온 맞춤법이 붕괴되고, 생략과 상징을 중심으로 한 그림문자와 상징기호가 난립한다. 이는 컴퓨터와 기계가 세상을 잠식하고 삶이 속도 중심으로 변하면서, 모든 발전이 속도와 편리성, 효율성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문자 변동을 부정적인 시각에서만 볼 수는 없다. 그림문자는 시각적인 효과로 인해 강한 전달력을 가진다.

또한 편리하다. 글자를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그림문자라면 의미의 식별이 가능하다. 한국어를 쓰는 사람도 영어를 쓰는 사람도 그림문자를 통해 언어의 제약을 떠나 의미를 구별할 수 있다. 여기에 나라마다 언어가 다른 지구촌 마을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그림문자는 이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그림 문자의 시대가 다시 열린 것이다.

맞춤법의 붕괴와 무분별한 상징어의 난립을 무조건 반갑게 맞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언어의 미래’를 위한 과도기다. 오래된 유행은 새로운 유행으로 재탄생된다. 언어는 살아있다. 변하고 있다. 과거로의 회귀처럼 보이지만, 컴퓨터와 휴대전화, 세계화의 추세에 맞춰 진화의 진통을 겪고 있는 오늘날의 문자사에 깊은 주의를 기울여본다.

문자문화의 변동은 의사소통을 필요로 하는 오늘과 미래의 사람들 모두가 고민해야 될 화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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