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수 엄마지만 자식 사랑은 태산”
성우, 연극배우, 영화배우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
성우로 더 알려진 배우 성병숙(55·사진)씨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30년 연극 인생 중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장 닮은꼴을 열연 중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시집 안 간 딸과 티격태격하며 미운 정 고운 정을 쌓는 엄마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2007년 거창국제연극제에서 희곡상을, 2009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여자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여성연출가전을 통해 잠재력을 보여준 젊은 여성연출가인 오승수씨가 연출했으며, 첫 공연 후 5년 동안 5회의 서울 공연과 10회의 지방 공연을 통해 작품을 수정·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
“엄마, 보고 싶다.”
성병숙씨의 독백에 극장 안의 관객들이 하나둘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연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고, 엄마도 자신의 어머니를 항상 그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하는 잔잔한 여운을 가진다. 연극을 보는 내내 딸들은 엄마에 대해, 엄마들은 또 자신의 엄마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리게 된다.
“엄마에게 딸은 항상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죠.”
드라마 ‘궁’에서 마나인(마용남) 역할로 이름을 알린 성병숙씨의 딸 서송희(28)씨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때로는 엄마에게 연기에 대한 조언까지 하는 든든한 딸이지만, 성씨는 항상 ‘배우’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한 딸이 걱정이다. 지금처럼 훌륭한 배우들이 넘쳐나는 때에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톱스타였던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최고의 연기자가 될 자신은 없어요.” 성우, 연극배우, 라디오 DJ, 영화배우, 사회자 등을 거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한 그지만, 아직까지도 연기력은 많이 부족하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자신의 진짜 재능을 깨달았다고 한다.
“함께 연기하는 선후배와 스태프들을 보듬고 힘을 주는 것이 저의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관객과도 끊임없이 소통하려 노력하는 ‘대화하는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