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과 나눔의 정신 퍼뜨릴 것”
‘큰 평화, 아름다운 조화’(Great Peace, Great Harmony)
1921년 마이어스 선교사에 의해 ‘태화여자관’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복지 재단인 태화복지재단(대표이사 신경하 감독회장)의 캐치프레이즈다.
최근 89년 역사를 가진 태화복지재단의 첫 사무총장에 임명된 서명선(57·사진) 총장을 만났다. 태화복지재단은 상임이사직이 실무를 총괄해오다 이번에 ‘사무총장’직을 신설했다.
“시대에 맞는 사회복지관 모델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을 고안해 지역과 해외로 확산하려 합니다.”
한 세기에 가까운 재단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 변화에 부응하려는 그의 포부는 다양한 사업 계획으로 가득하다.
“재단 사무실이 있는 이 지역에 회사원이 많습니다. 요즘은 3명 중 1명이 정신장애를 겪는다고 할 만큼 스트레스가 심한데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입니다. 또 청소년 문제에 대해서도 모델을 개발해 시범 운용해보고 산하 기관으로 전수하는 헤드쿼터(headquarter)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출신인 서명선 총장은 “복지재단 일이 여성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
“여자 선교사님이 한국의 여성들을 불러내서 교육했던 태화는 여성 사회교육의 효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화에서 하고 있는 일들은 여성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보육, 노인, 용역 사업 등 대상자들의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서 총장은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정책을 입안·시행하는 일을 하면서도 현장과 가깝게 지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행정관리를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여성과 아동, 장애인, 노인들과 더 가깝게 지내면서 이들이 정말 원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그것을 만들어내는 정책이 어떻게 바뀌고 만들어져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피폐한 이 땅의 여성과 아이들을 위해 복지사업을 일으킨 태화복지재단은 한국 복지시설의 모델이 되어왔다. 현재 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해 아동복지시설, 장애인시설, 청소년쉼터, 노인복지시설, 가정폭력상담소 등 41개에 달하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모로코에 한국의 사회복지관 사업 모형을 전수하고 이를 통한 빈곤층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캄보디아 바탐방(Battambang)에 지역아동복지센터 시범 사업도 시작했다.
“우리 캐치프레이즈처럼 전 세계에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전파하고, 그들이 행복해지는 게 태화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복지교육을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사회사업가가 아니더라도 어려서부터 남을 배려하고 함께 나누는 교육을 통해 나눔이 몸에 뱄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