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평화의 주역으로 서자”
“여성! 평화의 주역으로 서자”
  • 최윤 진숙 기자
  • 승인 2017.09.25 15:45
  • 수정 2017-09-25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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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연 창립 10돌 기념 국제심포지엄·동티모르-보스니아 등 분쟁지역 여성운동가 참석

“독립운동에 가담한 남성들은 자신의 아내와 딸들이 자신 앞에서 강간당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제가 아는 루카스 바티스타라는 자신의 아내가 인도네시아군에게 강간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뒤 정신 이상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그 아내는 자신을 강간한 군인의 아이를 낳았습니다. 이 같은 파렴치한 행위가 오늘날까지 자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 바로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을지 모릅니다.”

현재 동티모르해방연합에서 활동중인 이네스 알마이다. 그가 한국여성단체연합(상임대표 지은희) 주최로 지난 6월 19, 20일 이틀 동안 이화여대에서 열린 ‘21세기 평화와 여성운동’심포지엄에서 한 말이다.

1974년 포르투칼에서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4백여년 이상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 온 동티모르는 75년 12월 인도네시아군의 무력침공 이후 지금까지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군의 침공으로 동티모르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전체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만명. 현재 약 2만명의 인도네시아군이 동티모르에 주둔해 있다.

이네스 알마이다는 “동티모르 여성들은 강간과 성폭력, 무차별 구금, 학대를 매일같이 견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위안부’는 인도네시아군이 자행한 성폭력 중 만연해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성폭력이라고 말한 그는 “가족들이 강간의 경우를 인정하지 않고, 위안부가 돼야만 했던 여성들을 거부해 많은 여성 희생자들이 매춘부로 전락하거나 자신과 아이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위안부 생활로 다시 돌아가곤 한다.”며 울먹였다.

또 그는 인도네시아의 가족 계획 때문에 동티모르 여성들이 생식능력을 없애는 주사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 6개월마다 인도네시아 군부는 모든 고등학교에 찾아가 강제 가족계획을 실시할 어린 소녀들을 찾습니다. 그들은 문을 닫고 소녀들에게 다가가 주사를 주입합니다. 소녀들은 그들이 무슨 주사를 주입했는지 모르고 물을 권리도 없습니다. 소녀들은 아이를 출산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UN 특별감사단이나 독자적인 NGO가 동티모르 여성에 대한 폭력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여연이 창립 10돌 기념으로 마련한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분쟁지역의 여성운동가들이 참여해 평화를 위한 분쟁지역 여성들의 노력을 소개하고 다가올 세기를 평화의 시대로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준비된 행사이다. 여기에는 동티모르의 이네스 알마이다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출생의 셀마 하지 할리오비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엘렌 음벨렌, 베를린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인 타티아나 안스바흐, WILPF의 미국 지회장 베티 벅스 등 6개국 대표와 1백50여명이 참석했다.

첫날 주제강연을 한 이효재 준비위원장(정대협 공동대표)은 “남성지배권력은 여성의 성과 재생산 능력을 전쟁전략이나 정복수단으로 삼는 비인간적인 잔학함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일본의 위안부 문제나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전쟁, 동티모르 분쟁에서 여성에 대한 집단강간을 통해 종족을 말살하려 했던 행위 등이 그러하다.”고 말했다.

둘째날 심포지엄에서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김윤옥 부대표는 ‘남북한 화해와 평화를 위한 실천’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식량위기에 처한 북한 돕기, 군축과 복지사회제도의 정착, 정전협정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남북한 여성들의 만남과 다양한 협력의 전개 등으로 남북한 평화를 앞당기자고 제안했다.

‘평화와 자유를 위한 여성국제연맹(WILPF)’의 미국 지회장 베티 벅스는 ‘국제여성평화네트워크 구축방안’이란 발표에서 “여성들의 삶의 다양한 요소와 헌신이 평화를 구축해 나가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성연대조직의 다양성을 꾀하기 위해 폭력, 인종주의, 동성애 반대 등을 엄밀히 검토하고 이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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