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조사원, 아이디어요원까지 합해 1천명 넘게 활동. 여성이 60% 이상

방송작가는 프로그램의 내용을 만드는 사람이다. 뉴스와 스포츠 중계를 제외한 토크쇼, 다큐멘터리, 퀴즈, 쇼 등 대부분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의 기본이 되는 대본을 쓰는 작가들이 바로 이들. 이들을 드라마 작가를 지칭하는 방송작가와 구분해서 ‘방송구성작가’라 부른다.

우리 방송계에서 방송구성작가라는 직종이 독자적인 영역을 차지하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드라마의 경우는 다르지만 비드라마의 경우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출자나 프로듀서가 소재를 발굴하고 출연자를 섭외하고 대본까지 작성하는 등 제작을 총지휘하고 방송 제작의 모든 일을 도맡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됐고 이 필요에 의해 방송계에도 프로그램의 대본작성을 전담하는 방송구성작가가 등장했다.

방송구성작가는 대본 작성의 전제인 소재발굴은 물론 그에 맞는 출연자 섭외도 맡아서 해야 한다. PD가 프로그램의 뼈대를 만든다면, 구성작가는 살을 붙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방송구성작가가 되는 방법은 방송국이나 사설기관에서 일정 과정을 수료하는 방법, 방송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개별적으로 도전해 보는 방법이 있다. 현재 구성작가 양성기관으로는 MBC방송문화원, 방송작가교육원, 한국영상예술원 등이 정평이 나 있다.

91년 12월에 문을 연 MBC방송문화원은 모든 분야의 방송요원을 교육시킨다. 문화방송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중견간부들이 강사로 나오는데, 실습제작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 확보가 가장 잘 돼 있다. 연출, 아나운서 분야의 취업률이 60%로 가장 높은데, 나머지 분야도 평균 30% 안팎은 채용되고 있다.

방송사의 지원을 받아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운영하는 방송작가교육원에서는 일반 방송과 드라마 부분으로 나누어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과정은 기초, 연수, 창작반으로 성적이 우수한 사람만 진급이 가능하다.

또 전문대학의 방송관련학과(방송연예학과)는 방송실무를 중점적으로 가르쳐 방송사에 주요인력 공급을 담당하고 있고, 특히 서울예전 방송연예학과는 유명하다. 이 밖에도 전문대로는 부산경상전문대, 대구전문대, 백제전문대에도 방송연예학과가 있다.

방송구성작가의 어려움을 들자면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연출자가 방송사의 정식직원인 것과는 달리 구성작가는 계약직이거나 임시계약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방송의 위력은 커지고 이에 따른 인력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므로 실력만 갖춘다면 비교적 고소득에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단 성공한 작품이면 편당 1백50-2백5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고, 보통의 경우 월 80-1백만원 수준이다.

현재 각 방송사의 부설 방송문화원과 사회교육기관에 방송구성작가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고, 또 문화방송과 서울방송은 비정기적이기는 하나 방송구성작가를 공개시험을 통해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보다는 연출자가 자기 재량으로 채용하고 있는 형편이라 방송구성작가를 희망하는 사람이면 방송국 전반의 분위기에 늘 신경을 기울이고 부지런히 방송감각을 키울 필요가 있다.

현재 방송구성작가로 활동 중인 사람은 예비 구성작가에 속하는 자료조사원, 아이디어 요원까지 합하면 1천명이 넘는데, 이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60%를 넘는다. 여성이 감지하는 신세대적 감각이 시청자들에게 쉽게 어필하고 일상을 다루는 데는 여성의 감수성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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