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답변하는‘눈높이’상담
PC통신 청소년 상담 모음집.‘좋은아 버지…모임’이 구체적 해결방안 제시

신세대들에게 가장 친숙한 통신수단인 컴퓨터를 이용해 청소년들이 올린 고민과 갈등을 아버지들이 직접 상담한 내용이 책으로 엮어져 청소년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9월에 개통된 교육통신망 ‘에듀넷’속에 있는 ‘PC통신 청소년 상담교실’에 청소년들이 올린 신체변화, 성문제, 학교생활, 친구 및 집안문제에 대해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회원들이 답변한 내용들을 한데 묶어 펴낸 <왜 우리는 하면 안 되나요?>(훈민정음 펴냄/6천원). 이 책을 통해 그동안 1천5백여건의 상담 내용 중 의외로 많은 청소년들이 성문제, 학업, 인간관계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나 지식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책에 실린 총 1백38문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바로 성문제.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이 자신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청소년들이 상담한 질문 내용을 보면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기의 변화, 포경수술의 시기, 성병, 피임법, 배란일 계산법, 임신, 동성애문제 등 상당히 구체적인 성문제까지 접근하고 있어 제도교육 안에서의 성교육의 허점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시중에 출판된 여타의 청소년 상담 사례집과 달리 <왜 우리는…>는 중·고교생들 특유의 제반문제에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한 점, 상담 내용을 최대한 원문 그대로 실어 내담자의 심리상태를 생생하게 전달한 점, 상담원의 답변이 이론적이고 피상적인 훈계일변도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이 당면한 현실을 인정한 점, 전통적인 유교윤리 때문에 터부시해 오던 성문제를 양성화시킴으로써 왜곡되기 쉬운 성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잠재적 욕구불만의 출구를 제시한 점등에서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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