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치매 병원 구로 성모병원 <사랑의 집>
국내 첫 치매 병원 구로 성모병원 <사랑의 집>
  • 김효선 편집부장
  • 승인 2017.09.25 14:50
  • 수정 2017-09-25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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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에도 사랑이 먼저”
‘내 집’분위기·정서적안정 치료 효과 높여

 

입소식 때. 치매노인들은 지적수준과 정서면에서 어린아이다. 치료에서도 사랑받는 느낌을 듬뿍주는게 중요하다.
입소식 때. 치매노인들은 지적수준과 정서면에서 어린아이다. 치료에서도 사랑받는 느낌을 듬뿍주는게 중요하다.
꽤 널찍한 방안에 노인 열두명이 빙 둘러 앉아 있다. 할머니 11명과 할아버지 1명. 옷차림새는 깔끔하고 얼굴에도 궁색한 기는 없다. 이 노인들 모두는 한 가지 놀이에 열중해 있었다. 너댓살 아이들이 하면 딱 좋을 듯한 놀이. 찍찍이 천으로 만든 널찍한 판을 향해 1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테니스 공을 던진다. 과녁이 그려진 판을 향하여 공이 ‘슝-’하고 날아가 ‘탁! ’하고 붙는 그 순간, 환호박수와 함께 던진 이의 얼굴에는 성취감이 담긴 웃음이 ‘씩-’하고 지나간다. 옆에선 사회복지사는 던진 이의 이름 석자를 또박또박 불러주면서 큰박수로 그의 성취를 칭찬해 준다.

‘노인 유치원’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이 장면은 실상은 ‘치매와의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다. ‘사랑의집’이라 불리우는 이곳은 국내 첫 치매 전문병원인 다나의료법인 구로성모병원이 지난 6월 2일 개소한 치매노인의 보호 치료를 위한 부설기관. 사랑의 집은 노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증가 일로에 있는 치매 환자를 위해 한국적 정서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노인치매 보호센터를 마련한다는 취지아래 개설된 곳이다.



10만 추정 치매 환자

날로 증가 추세




 

밖에서 본 사랑의 집.
밖에서 본 사랑의 집.
원래 병원 원장의 사택으로 쓰이던 이층집을 개조한 사랑의 집은 ‘병동’이 아니라 보통 ‘가정집’이란 점에서 외양부터 다르다. 목재의 마루와 방문, 거실에 놓인 소파, 거실에서 그대로 통하는 부엌, 목욕탕 등등 ‘병원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의 구조에 가깝다. 이층에는 장기적 보호를 받는 노인들의 숙소(‘입원실’인셈)가 있다.

변주선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노인병과 특히 치매 치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그간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국 상황에 맞는 치매치료법을 사랑의 집 운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인을 자식이 모셔야 한다는 전통적인 생각과 치매노인의 수발에서 겪는 어려움과의 사이에서 괴로워 하는 치매노인 가족들이 점점 많아져 가고 있는 가운데 가정집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랑의 집은 앞으로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랑의 집 원장을 맡고 있는 정기혁 박사는 “흔히 치매는 못 고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혈관성 치매의 경우 일찍 발견하면 약으로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정기혁 박사는 미국 텍사스대에서 노인의학을 공부한 전문의로 보호센터의 노인들을 하루 두차례씩 회진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살핀다.

사랑의 집에는 간호과장, 간호사, 사회복지사, 간병인, 물리치료사, 영양사가 배치돼 있으며 구로성모병원과 자매병원인 대림성모병원의 모든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사랑의 집은 치매종합검진, 10시부터 4시까지 노인 주간 보호센터, 2주 단위의 입원이 가능한 단기보호센터, 6개월이하의 입원이 가능한 장기보호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데이케어 환자들은 시에서 와서 교육프로그램에 따라서 치료와 훈련을 받고 4시경에 귀가한다.(문의618-800)



사랑의 집 입소 이후 말문열고 배변연습



‘수용’의 개념을 탈피해 ‘내 집’같은 분위기 속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시도하고 있는 사랑의 집은 치매 치료효과에서 일단 ‘성공’판정을 받았다. 사랑의 집이 돌보고 있는 숙식환자 8명, 데이케어 환자 4명 등 총 12명의 치매노인 중 에서는 2주 정도의 치료에도 치매증세가 완화되는 조짐을 확연히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82세의 김세경(가명) 할머니는 사랑의 집에 입소할 당시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고 대소변에 대한 자각증세가 없었으며 배회증세(수시로 돌아다니면서 어디론가 휙 나가 버리는 증세)를 보였다. 간병인들은 김 할머니를 특별히 보호하면서 ‘할머니 사랑해 사랑해’라는 말을 자주 해주는 등 관심을 기울여주었다. 1주일 만에 할머니는 아리랑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으며 점차 노래를 부르는 회수가 증가하였다. 또 간병인이 ‘할머니 사랑해’라고 말하면 김 할머니는 ‘나도 너 사랑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기도 한다.

또 이 할머니는 시종 쌀을 씻는 동작을 한다. ‘영감 밥해주기 위해 쌀을 씻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한지 오래다. 사랑의 집 의료진의 각별한 관심은 이 할머니로부터 ‘세살때 죽은 아들이 보고싶다’는 마음 속 깊이 있는 말을 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딸 집에서 함께 살았던 이 할머니는 그동안 가족들에게 죽은 아들 이야기를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말문이 터진 것과 함께 양변기에 앉아서 대변을 보려고 노력하는 획기적인 개선의 조짐을 보이자 사랑의 집 의료진들은 흥분할 정도의 보람을 느겼다. 여전히 배회 증세를 보여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지만 점차 사랑의 집 문을 나서려는 회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사랑의 집에 근무하는 간병인과 사회복지사들은 치매노인에게는 ‘사랑과 관심이 최고의 치료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59세의 나영길(가명) 할머니는 중증의 우울증을 보이는 혈관성 치매 환자로 고혈압, 지방산 뇌경색 등의 증세를 보이며 역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말을 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도 책상 앞으로 다가앉지 않고 손을 위로 뺀 채 소극적인 자세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표정의 변화도 웃음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발적으로 말을 하며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면서 웃고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청결한 위생 상태와 지속적인 관심이 할머니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사랑의 집 관계자들은 믿고 있다. 며칠전에는 양변기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소변을 보려고 하는 진전을 보였다.

사랑의 집에서 치매노인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김소연(28)씨는 ‘한번 더 할머니들의 손을 잡아 주고 쓰다듬어 주고 즐거운 말을 해주는 등의 사랑의 표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매를 알리는 10개의 경고증상

-일반적으로 치매를 알리는 10개의 경고적 증상이 있다. 다음에 소개되는 증상 중 몇가지가 해당된다면 의사와 상담을 해 악화를 막아야 한다.

1. 동료의 이름이나 거래처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이런 일이 자주 생기고 나중에도 기억해내지 못한다.

2. 밥 먹은 사실을 잊어버린다.

3. 말을 잊어버린다. 간단한 단어를 잊어버리거나 부적절한 단어로 대치하며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만든다.

4. 시간과 공간의 방향감각 상실.

길을 잃어버리거나 자신이 있는 장소를 알지 못하고 행선지, 가는 길이나 귀가 길을 모른다.

5. 판단력 감소.

아이를 돌보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리거나 셔츠나 블라우스를 여러겹 껴입는 등의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

6. 추상적 사고를 하지 못한다.

수치계산이나 장부정리 등과 같이 추상적 사고를 요하는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완전히 잊어버린다.

7.물건을 엉뚱한 곳에 놓는다.

냉장고 안에 다리미를 넣어둔다거나 설탕통에 손목시계를 넣어두는 일이 생긴다.

8. 변덕스러워진다.

급격한 감정동요를 보인다. 뚜렷한 이유없이 눈물을 보일 정도로 기분이 가라 앉아 있다가 화를 내기도

한다.

9. 인격변화

인격이 급작스럽게 변해 극도로 혼란스러워하거나 의심이 많아지기도 하고 두려움이 많아지기도 한다.

10. 진취적 마음의 결핍. 매우 수동적이며 일에 열중 시키는 데는 충동과 외부로부터의 암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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