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장사 너무 못했다’
국내은행 ‘장사 너무 못했다’
  • 홍승기/동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승인 2017.09.25 14:54
  • 수정 2017-09-2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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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행에 10배이상 뒤쳐져서 ’97<은행경영통계>에 나타나

우리나라의 일반은행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지점 중 영업실적이 뛰어나고 생산성이 높은 은행은 어느은행일까?

이와 같은 의문은 단순한 호기심차원을 떠나서 국내금융산업의 개편과 예금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한 후 금융 자본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지금의 은행구조를 가지고 과연 외국의 거대은행과 경쟁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한보사태와 잇따른 대기업의 도산, 그리고 국내은행의 부실화등으로 은행의 신뢰도가 떨어져 많은 예금자들이 국내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안전한가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은행 은행감독원이 최근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러한 의구심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996년 1년동안 우리나라 일반은행은 주식시장의 침체와 부실여신의 증가 등으로 인해 자기자본 당기순이익률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자기자본 당기순이익률은 평균3.49%와 5.41%를 나타낸다. 이는 외국은행 국내지점 평균인 12.51%와 비교할 때 형편없이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은행별로 보면 그 편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국내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9.33%), 하나은행(8.28%), 신한은행(6.85%), 한미은행(6.76%) 등이 그나마 나은 수준이고 지방은행으로서는 경남은행(11.36%), 부산은행(9.75%), 대구은행(9.32%)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었다.

한편 외국은행 국내지점중에서는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25.50%), 씨티은행(23.21%)등이 20%선을 웃도는 높은 자기자본 당기순이익률을 기록하였다.

또한 생산성측면에서 보아도 국내일반 은행은 외국은행 국내지점과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시중은행의 직원 1인당 총자산과 대출금은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25%와 63%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방은행은 그보다 훨씬 낮은 20%와 43% 수준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단지 직원 1인당 예수금만 우리나라은행이 우월한데 이것은 국내은행들이 자금조달서 예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데 반해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은 본지점 계정과 외화차입금의 비중이 높은것에 기인할 뿐이다.

한편 직원 1인당 순이익을 보면 우리나라 시중은행은 평균 7백만원, 지방은행은 평균 1천만원 수준인데 비해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무려 1억4천2백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중에서 그나마 1인당 순이익이 높은 은행은 하나은행(2천9백만원), 신한은행(2천8백만원), 보람은행(1천5백만원) 정도이며 지방은행중에서는 경남은행(2천1백만원), 대구은행(1천6백만원), 강원은행(1천4백만원)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외국은행 국내지점중에서는 체이스 맨해턴은행(3억9천3백만원), 도오까이 은행(2억6천3백만원), 후지은행(2억3천만원), 뱅크 오브 아메리카(2억2천4백만원) 등이 높은 1인당 순이익을 기록하였다.

마지막으로 직원 1인당 경비수준은 우리나라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평균 4천9백만원, 4천8백만원인데 비해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8천5백만원을 나타내어 국내외 은행간 임금격차가 심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는 15개의 시중은행과 10개의 지방은행이 있지만 외국은행 국내점에 비해 서는 수익성이나 생산성측면에서 현저하게 뒤떨어져 있다. 또 국내은행들 중에서도 경영실적 격차가 심해 몇몇 은행을 제외하고서는 수익성 및 생산성을 얘기하기가 부끄러운 형편이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과다한 인원, 낮은 고객서비스, 낮은 생산성, 그리고 저효율 조직구조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와 같은 낙후된 금융구조를 가지고서는 금융시장 개방에 효울적으로 대응할수가 없다.

거기에다 과거부터 내려온 정치금융 관치금융의 관행때문에 수익성보다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 자금대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생산성 높은 돈장사가 가능하겠는가.

몇년 지나면 거대한 자본력을 갖춘 외국계 은행들이 현지 법인의 형태로 국내에 무차별 상륙이 우려되는 이 시점에 은행장 인사까지도 은행내부의 전문인사보다는 외부에서 낙하산식으로 결정된다면 자율적이고 책임있는 금융관행이 정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재정경제원의 금융개혁안이 발표되면서 금융감독권을 둘러싼 부처간 밥그릇싸움이 가열되고 있지만 일반은행의 체질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금융구조와 관행의 개혁이 시급하다. 은행이 수익성을 따져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경영의 자율성, 구제완화를 통한 생산성 높은 경영기법의 도입, 그리고 국제수준의 고객서비스등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처럼 각종 규제와 지시, 후진적인 구멍가게식 은행구조를 가지고서는 개방화시대에 외국계은행과 경쟁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예금의 안정성 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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