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시설아동 현실 무시”
“대법원, 시설아동 현실 무시”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4.23 13:14
  • 수정 2010-04-23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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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동 진술 녹화 외면
성폭력 가해자 무죄 판결
무죄판결 1·2심 재판부도 성평등 걸림돌로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가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대구 애활원 전 원장 이모(73)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구여성의전화를 비롯한 공동대책위(애활복지재단 아동학대 및 시설비리 척결과 재단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지난 15일 대검찰청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약자인 시설 아동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재판부의 몰이해와 무지는 성폭력 추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을 되돌린 것”이라고 규탄했다.

2008년부터 이 사건을 지원한 권옥빈 대구여성의전화 인권부장은 피해 아동의 진술 번복과 증명력 부족을 이유로 성추행 혐의를 무죄 판결한 재판부에 대해 “대부분의 아동성폭력의 경우 피해 아동의 진술 외에 다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 아동의 진술녹화 영상이 증거가 되지만 증명력이 약하다는 것은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똑같은 것 아닌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사회복지시설의 성폭력 사건은 아이들의 생계와 안전이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은폐되기 쉽다”며 “전 애활원 원장의 성폭력 사건을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없는 사건으로 종지부를 찍었다”고 비난했다.

문채수연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성인들의 경우에도 피해 상황을 드러낼 때 일관적이기 쉽지 않은데, 아동의 경우는 더욱 일관된 진술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동성폭력 수사기관 관계자는 “성인들처럼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먼저 친밀감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조사 과정에서 어른들의 생각이나 선입관 없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며 어른이 아이의 말을 이해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활원 전 원장 이씨는 2007년 여름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애활원 원생 숙소에서 피해자 A양(당시 6세)이 혼자 방에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 피해 아동의 목 부위를 통하여 옷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와 수년간 국가보조금 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 2심 재판부는 “보조금과 후원금 중 4억원이 넘는 막대한 금액을 오랜 기간에 걸쳐 마치 피고인 개인의 재산인 양 사용하여 결과적으로 보호의 대상인 아동들에게 손해를 끼친 점 등 그에 상응한 엄중한 처벌을 받음이 마땅하다”며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영상 녹화 CD에 수록된 A양이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기는 하나, 영상 녹화물의 녹화 상태와 음향 상태가 양호하지 못하여 A양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을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피해자 A양이 진술을 번복하고 수사기관이 제출한 자료의 증명력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을 무죄 판결한 1, 2심 재판부는 올해 3·8 여성의 날 여성연합이 선정·발표한 올해 ‘성평등 걸림돌상’에 뽑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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