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우울증 환자 남성보다 2.5배 높아

우울증은 봄에 오히려 늘어난다. 우울증을 앓는 이들 중 여성이 두드러지게 많고, 이중에서도 30대 여성은 같은 연령군의 남성에 비해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5∼2009년 우울증 심사 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의 여성 우울증 진료 환자는 35만4914명으로 15만3586명인 남성 환자보다 2.3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또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남성은 2.6%인 데 비해 여성은 4.7%로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고 심평원은 덧붙였다.

◆ 50∼59세 여성이 전체 환자의 15%

지난해 전체 우울증 환자 중 50대 여성 환자는 7만6157명으로 15%를 차지했다. 특히 30대 여성이 5만1142명으로 남성(2만127명)의 2.5배 수준에 이르렀다. 여성 우울증 환자는 2005년 31만3788명에서 2009년 37만8701명으로 21% 늘었다. 이중 50대, 70대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았다. 50대는 5만8708명에서 7만6157명으로, 70대는 3만2530명에서 5만2887명으로 크게 늘었다.

◆ 여성은 왜 우울할까

최진실, 장자연, 정다빈, 유니, 이은주…. 최근 5년 새 우울증으로 자살한 여성 연예인들이다. 이는 연예계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한창환 교수(정신과)는 “여성들은 임신, 분만, 폐경기를 겪는 동안 호르몬 변화로 남성보다 더 쉽게 우울증에 걸린다”며 “여전히 사회적 스트레스가 많고, 전통적인 가족제도 아래서 참고 견디는 게 미덕으로 여겨지는 분위기 탓에 억압된 감정이 우울증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갱년기 여성이 겪는 ‘화병’부터 산후 우울증, 폐경기 우울증까지 여성만의 독특한 우울증도 있다.

◆마음의 ‘사스’ 갱년기 우울증 치료해야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 김종우 교수는 “자녀가 성장해 독립하거나 결혼하면서 상실감이 커지는 ‘빈둥지증후군’을 겪는 여성들이 화병을 많이 앓는다”며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열이 치솟는 신체증상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노년기 여성들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자녀와의 갈등, 질병 등으로 우울증에 시달린다. 전문가들은 ‘마음의 사스’인 우울증을 치료하면 삶의 질이 높아지므로 약물이나 상담·인지치료를 적극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가족이나 친구, 정신과 의사, 성직자 중 자신이 편한 사람을 찾아 불편한 감정을 털어놓고 ▲음주는 우울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며 ▲걷기, 조깅, 수영 등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여유와 유머가 있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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