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종교적 의미는 인간의 삶 곳곳에 배어 있다. 우리네 어머님들이 장독대에 물을 떠놓고 가족의 무병장수를 빌고, 군대 간 아들의 안녕을 빌던 그 종지 속에는 어김없이 깨끗한 물이 담겨 있었다. 이 물 속에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염원의 신앙적 체취가 가득하다. 정월 대보름 동네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축제에도 제주들은 이른 아침 산위의 옹달샘 물가에 가서 목욕재개 한 후 정화된 몸으로 동네 축제를 주관하는 풍습은 잘 알려져 있는 예이다.

물은 정화와 신성함의 의미로 인간사회에 존재한다. 사람이 양수를 터뜨리며 물속에서 태어나고, 신을 받아들이는 세례의식에서 축수하고, 죽어서 몸을 씻기고 성수로 축수하는 순간까지 물은 항상 인간의 삶 여정을 같이 가고 있다.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한 생물학적인 필요성 외에도 이렇게 인간 마음을 정화시키는 필수적인 종교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BC 200년 고대 브라만교 경전에는 “설산에서 흘러내린 물이여, 모든 이들에게 건강과 평화를 주소서, 샘물이여 사람들에게 고요를 선사하고, 빗물이여 만인에게 평온의 원천이 되어 주소서”라는 신성한 물에 대한 기도문이 있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사상을 적은 가장 오래된 기록의 하나인 성경에서도 빛 다음으로 물을 중시했고, 창조 과정에서 둘째 날에는 궁창 위의 물과 궁창 밑의 물로 가르고 있다. 물은 이렇게 인간사회의 핵심적인 요소로 창조되었다.

1950년대 종교사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는 물은 “만물의 원천이자 기원이며 존재의 모든 가능성을 모아 놓은 저수지다. 물은 모든 형체의 요람이며 삼라만상을 떠받친다”면서 물의 원천적인 존재 자체를 칭송하고 있다. 프랑스 남부 루르드 동굴에는 해마다 600만 명의 순례객이 치유의 기적을 받기 위해 동굴 안의 샘물을 찾아온다. 이곳에서 14세 소년 베르나데트 수비루 앞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고 한다. 무슬림들은 “마호메트의 신앙의 절반은 청결”이라는 가르침을 받아 기도를 드리기 전 몸을 청결히 하는 의식을 갖는다.

미국 북서부에 옐로스톤 공원이 있다. 1872년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큰 호수들과 유황이 가득한 천과 김이 무럭무럭 나는 뜨거운 강물과 웅덩이들,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분수를 품어대는 ‘가이저’라고 하는 간헐천이 있다. 유황 냄새가 진동을 하고, 호수에는 물고기들이 가득한 지역에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1만1000년 이상을 살았지만, 아무도 이 지역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들은 이 지역을 오랫동안 신의 지역으로 간주하고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한다. 1800년대 초 루이스 클라크 탐험 때도 그냥 지나쳤고, 1860년대에 와서 조직화된 탐험이 시작되면서 그 신비스러움에 감탄하며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이라는, 개인이 아닌 국가 소유로 다수의 국민이 즐길 수 있고, 또 자연생태계도 보호하기 위한 공간으로 채택됐다.

자칫 세계 부호들의 온천지가 되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어렵게 됐을지 몰랐을 이 지역에 전 세계인이 와서 공동으로 즐기면서 감탄하며 삶의 환희를 느낄 수 있는 물세계가 됐으니, 인디언이 두려워했던 신의 세계를 인간이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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