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경제사회위원회 정보자료실장 유자경 박사
아태경제사회위원회 정보자료실장 유자경 박사
  • 박유정 편집위원
  • 승인 2017.09.25 15:00
  • 수정 2017-09-25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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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앞서 세계화시대 교두보 마련
도미하여 도서관학·문헌정보학·컴퓨터 공부, 산업체 거쳐 유엔 산하 ESCAP로 진출

세계화시대를 맞아 국제 기관에서 일하고 싶은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남보다 20여년이나 빨리 이 분야로 진출해서 일하고 있는 유자경 박사를 만나 업무내용과 국제사회 진출에 대해 들어보았다.

 

- 현재하고있는일을소개한다면?



“유엔 산하 기관인 ESCAP(Economic and Social Commission for Asia and the Pacific:아태경제사회위원회)에서 정보자료실장(Chief of Library, United Nations Information Services)으로 일하고 있다. ESCAP가 방콕에 소재하므로 현재 방콕에서 살고있다.”



- ESCAP에는 어떻게 해서 일하게 되었나?



“학부에서 도서관학을 전공했다. 당시로는 생긴지 얼마되지 않은 학과여서 의욕도 많았고 재미있었다. 졸업 후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서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Georgia Tech.) 대학원에서 컴퓨터 정보학(Computer and Information Science)석사를 마쳤다. 내가 공부한 것은 컴퓨터와 도서관학과 문헌정보학이 합해진 내용이다.”



- 도서관학과는 인문대학 소속이었을텐데 공대로 간 것은 의외다.

“그렇다. 그러나 나는 고등학교때 이과반이었고 수학에 관심이 많았다. 또한 내가 도서관학과를 졸업할 당시만 해도 도서관 시설이 낙후되어 있었고 지금처럼 컴퓨터를 사용해서 초현대적 정보센터로 지식의 핵심기관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래서 유학을 간 것이다.”



- 석사는 몇 년이 걸렸나?



“2년 걸렸다. 처음엔 장학금 없이 갔다.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이 좋으니까 장학금을 주었다. 학비 전액을 면제 받았다고 기억한다. 졸업 후엔 브라우스(Broughs)라는 컴퓨터 회사에 들어가 일했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인데 얼마전에 Unibac사와 합병해서 지금은 UNISYS라고 알려져 있다.”



- 한국에서도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1975년부터 1980년까지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에 있었다. 처음엔 주임으로 입사해 차장이 되었다. 정보 처리를 전산화하는 작업이었다. 당시 컴퓨터는 지금처럼 개인용 소형이 아니고 중형 컴퓨터라서 엄청나게 컸다.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여기서 일하던 중 우연히 ESCAP에서 정보인력을 충원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지원한 것이다.”



- 처음부터 도서관 분야였는가?



“아니다. 처음에는 인구국(Dept. of Population)에서 일했다. ESCAP에는 행정을 맡아보는 관리국이 있고 그 외 업무별 부서들이 있다. 사회국과 경제국으로 크게 나누어지는데 인구국은 사회국의 한 부서이다. 여기서는 동남아와 태평양지역, 그러니까 호주와 뉴질랜드도 다 들어가는 지역인데 이 지역내 각국의 인구 분야의 정보를 구축하는 곳이다. ‘POPIN’이라고 ‘Population Information Network’이다. 각국에서 인구 관련 정보를 조사하는 것을 도와서 거기서 나온 정보를 총괄해서 보고서를 낸다. 한국은 정보나 통계기술이 발달한 나라이므로 문제가 없지만 그런 기초가 취약한 국가에는 우리가 나가서 국가 정보 처리 기관 요원들을 훈련하기도 한다. 한국은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이 통계를 맡아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런데 이런 통계 작업을 하다가 왜 도서관장일을 맡아 보게 되었나?



“정보를 다룬다는 면에서는 같은 작업이다. 도서관학을 요즘은 문헌정보학이라고 하지 않는가. 요즘은 도서나 자료 서비스가 예전과 많이 다르다. 정보의 양이 엄청나기 때문에 그것을 입력하고 정리하고 검색해서 수요자의 손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다. 컴퓨터는 이것을 가능케 해 준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전세계의 정보센터를 연결하여 지구촌 정보망을 구축하는 움직임이 있다.”



- 박사 학위는 언제 취득했는가?



“ESCAP에 다니다가 1984년에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가서 문헌정보학(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에 끝났으니 4년 걸린 셈이다.”



- 문헌 정보학에 컴퓨터가 어떻게 쓰이는가?



“도서와 자료를 정리하는 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미국 국회도서관 십진법과 듀이 십진법이 널리 쓰인다. 이것은 목록 카드를 만들어 자료를 정리하고 찾는 방법이다. 그러자면 저자명, 책명, 주제명 카드 등 총 5장의 카드를 손으로 써야 한다. 더구나 한 권의 책에 여러 주제가 들어있는 책은 더 복잡하다. 이것을 요즘은 컴퓨터로 1번에 총정보를 입력해 놓으면 검색어로 주제, 책명, 키워드, 저자 등 여러 가지로 찾게 되어 있다. 입력도 스캐너로 하면 일일이 타자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 외에 자료 정리도 컴퓨터 덕분에 깨끗하고 편하며 세계 각국에 송수신할 수 있게 되었다.”



- 그런 작업에 여성이 이점이 있다면?



“이런 일은 육체적 힘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서 남녀 차별이 없다. 오히려 꼼꼼하고 책상작업에 지루해하지 않는 여성에게 더 적격이라고 하겠다.”



- 하루가 달리 변하는 정보 기술을 어떻게 쫓아가는가?



“연수도 있지만 날마다 스스로 자신을 훈련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ESCAP에는 경영, 언어, 행정, 컴퓨터등 각 분야별로 연수를 신청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년에 6주가 휴가인데 연수는 휴가로 계산하지않고 업무의 일부로 계산해준다.”



- 평소 자기 개발은 어떻게하나?



“정기간행물을 자주 본다. 컴퓨터분야의 과 라는 잡지를 주로 본다. <여성신문>도 정기구독하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 휴가에 서울에 올 때 정기구독비를 내고 간다.”



- 국제 기구의 직원이 되려면 어떻게 하나?



“한국이 유엔가입국이기 전에는 자리가 없었다. 요즘은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까지 하는 시대다. 한국이 회비를 내는 만큼 전체 유엔직원의 일정 수를 한국인으로 채울수 있다는 쿼터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은 이 쿼터 인원수 만큼도 아직 미달이다. 그러니 유엔 직원이 될 수 있는 길은 활짝 열려있다.”



- 유엔에는 남녀 차별이 없는가?



“현재 남자 직원의 수가 여자 직원보다 많다. 2천년까지 여성 직원을 50%까지 더 충원하려고 한다. 현재는35%라고들었다.”



- 성차별같은 불이익은 어떻게 처리하는가?



“성차별이란 것이 크게 문제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는 여직원모임이 있어 간단한 의논을 할 수 있고 유엔 내에 ‘FOCAL POINT’라고해서 각 산하기관에 여성문제 담당관이 1명씩 파견된다. 이 사람이 각 기관에 상주하면서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여성문제를 유엔 본부에 보고하고 있다. 유엔은 근본적으로 남녀평등이 법제도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급여도 동등한 작업일 경우 남녀가 동일하며 채용때는 여성 우대 가산점을 준다. 빈 자리를 충원 할 때도 동등한 경쟁을 하며 동점일 경우 여성을 채용하게 되어있다. 또한 진급할 때도 해당 진급 이전에 누적된 근무년수를 해당 진급에 인정해준다.”



- 무슨 말인지 한국 실정때문에 이해가 안 된다.

“평직원이 그 다음 1급으로 진급하는데 10년이 걸렸다고 하자. 1급으로 3년을 근무하고 다음 2급으로 진급시킬 대상에 올랐는데 1급에서 2급에 오르자면 보통 5년은 근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자. 그럴 경우 지난 0급에서 1급으로 오를 때까지 10년 더하기 1급에서 2급까지 3년을 합해 13년은 기준규정상의 0급-1급의 5년에다 1급-2급의 5년을 더한 10년보다 많게 된다. 즉, 1급에서 근무 기간은 짧아도 그 이전에 누적된 근무기간으로 인해 2급에 진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그러니 좀 출세가 늦어도 나중에 인정이 될 수도 있으니까 진급운동(?)하러 다니거나 동료를 시기 모함하는 일은 없겠다.



“물론이다. 밑에서 일을 잘배워서 올라온 사람들은 어디서든지 표시가 난다. 지극히 공평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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