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고관절 탈구는 신생아 8백명중 1명꼴
3세 이전 발견하면 정상회복 가능, 10세 이후 발견하면 평생불구·합병증 유발

정형외과 전문의가 된 다음부터는 길을 걸어가다가 다리를 저는 사람을 만나면 자꾸 유심히 보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때로는 너무 자세히 보다가 상대편과 눈이 마주 치고 민망해진 적도 여러번 있었다. 그래도 또 그런 사람이 지나가면 저 사람이 저는 원인은 무엇일까, 어떤 치료가 잘못 되었길래 절게 되었을까,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이 저는 것을 면하도록 도와 주는 방법이 없을까 등의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정형외과 의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리를 절게 만드는 질환은 무척이나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아마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전한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었으나 시간을 놓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만 되는 경우일 것이다. 이중에서 정형외과 영역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선천성 기형중 이 경우에 해당되는 선천성 고관절 탈구와 선천성 만곡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선천성 고관절 탈구는 어떤 통계에 의하면 신생아 8백명 중에 한명일 정도로 선천성 질환중에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또한 이 병의 가장 중요한 점은 병의 발견시기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고 그 결과에도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 병은 선천적으로 고관절, 즉 엉덩이관절이 빠져있는 상태로 태어나는 것으로 빨리 발견하여 원 위치로 집어 넣어주면 정상적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치료가 늦어져 이차적인 변화가 나타나면 쉽게 원위치로 정복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정복이 되어도 관절염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도 이 병은 신생아실에서 경험많은 의사가 신중한 검사를 하면 발견이 가능한 경우가 많고 이렇게 일찍 발견된 경우에는 단순한 보조기만을 착용함으로써 쉽게 치료가 된다.

그후에는 기저귀를 갈 때 한 쪽 다리가 잘 벌어지지 않는다고 병원을 찾아와서 발견이 되는 경우로 이때는 마취상태에서 원위치로 정복한 후 석고고정 등을 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대개 3세 이전에 발견하면 이와 같이 보수정복후에 석고고정을 4-6개월간 시행하면 치료가 가능하니 그 이후에 발견이 되는 경우에는 보다 광범위한 수술을 하여야만 정복이 가능하며 정복이 되어도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10세 이후에 발견이 되면 원상회복은 거의 불가능하여 평생을 불구로 지내야 하고 성인이 된 후에는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하게 되어 결국 인공관절을 시행하여야 할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병의 치료는 얼마나 빨리 병을 발견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전술한 바와 같이 아기의 다리가 잘 벌어지지 않거나 한쪽 다리가 짧은 것처럼 느껴질때, 또는 아기의 걸음걸이가 정상과 다르다고 느껴질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선천성 만곡족은 발의 모양이 마치 곤봉모양으로 생기는 것으로 태어나자마자 유심히 살펴보면 쉽게 발견이 가능하다. 발의 변형이 생기는 선천성 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만곡족, 즉 발이 밑으로 안쪽으로 휘는 변형이 가장 심한 상태이며 이런 형태와 다른 모양의 변형인 경우에는 변형의 반대편 쪽으로 자주 늘려주면 교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곡족인 경우에는 이와 같은 스트레칭만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하고 지속적인 석고고정으로 교정을 시도하여야만 한다. 치료의 시작 시기는 발견 즉시 시행하여야만 하며 만약 태어난 직후에 신생아실에서 발견한 경우에도 그 즉시하는 것이 결과가 좋다. 대개의 경우 이와 같이 일찍 치료를 시작한 경우에는 1-2달 정도 석고고정으로 교정이 가능하며 그후 걷기 시작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보조기를 착용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하여야만 한다. 그러나 단 한달이라도 늦게 치료를 시작한 경우에는 몇 달씩 석고고정으로 교정을 받아야 하며 때로는 석고고정으로 치료가 안되어 수술적인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있다. 생후 6개월이후에 발견되면 무조건 수술적인 치료를 하여야만 하며 때로는 수술적인 치료를 하여도 정상적인 모양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다리에 생기는 선천적인 기형은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면 정상인으로 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치료가 불가능하여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나 만약에 의심이 가면 즉시 전문가를 찾아 상의하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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