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착한 사람 문성현〉저자 윤영수씨
[인터뷰]〈착한 사람 문성현〉저자 윤영수씨
  • 최이 부자 기자
  • 승인 2017.09.25 14:12
  • 수정 2017-09-25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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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통해 드러낸 탐욕과 허위
실험형식 돋보이는 연작 등으로 중산층 여성의 내면 사실적으로 묘사

소설가 윤영수씨(46)가 두번째 소설집〈착한사람문성현〉을 출간했다. 첫 소설집 발표 후 3년여 만에 선보인 그의 작품집은 우연이나 필연에 그칠 일상을 작가 특유의 세밀하고 깊이 있는 시선으로 포착, 참신하고도 형식실험의 성과가 돋보이는 근래에 보기 드문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집〈착한 사람 문성현〉은 총8편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졌다. 이 중 ‘벌판에 선 여자’, ‘해묵은 포도주’, ‘알몸과 누드’는 백화점 로비라는 동일 공간, 동일 등장인물들이 한 사건에 대해 상이하게 반응하는 세 경우를 보여준 연작소설로 형식 실험이 눈에 띌 뿐 아니라 자본주의의 속성인 탐욕과 허위의식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먼저 ‘벌판에선여자’. 연희라는 여자가 백화점 로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화사하게 차린 그는 한눈에 유한부인으로 보인다. 기다리기가 지루했는지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사소한일들을 묻기도 참견도 하는그가 주위사람들은 당혹스럽다. 그러나 여러가지 복선으로 미루어 그가 신경증을 앓고 있고 그의 남편이 공공연히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가 기다리는 대상, 남편은 끝내 오지 않고 그의 귓가엔 남편의 “병원 빠지면 안돼, 당신.”하는 환청만 맴돈다. 그래서 “그녀는 벌판에 혼자서 있다”. 중산층 여성이 어떤 이유로 소외되고 어떻게 정신마저 놓아버리게 되는지 잘 보여준다.

‘해묵은 포도주’는 앞서 작품에 등장했던 여교수 서수정이라는 노처녀가 주인공. 연희와는 아무 관계가 없지만 그는 같은 장소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기로 했던 참이다. 편모라는 공통점 때문에 극도의 적의를 품었던 하원경에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서로가 속한 계급이 현격히 차이가 나는 그 지점에서 그러나 그들은 강한 자매애를 느낀다. 고교 동창 하원경의 과장된 듯한 호탕함과 안하무인격의 언행은 자격지심에서 비롯하는지라더 실감이 난다.

‘알몸과 누드’ 역시 ‘벌판에 선 여자’에 간혹 등장하던 남자사진사를 주인공으로 쓴 단편이다. 앞서 두 작품이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이 작품은 남성의 입으로 우리 시대의 천박한 결혼문화와 부부관계, 나아가 가정의 문제까지를 신랄하게 그려낸다.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총화라 볼 수 있는 도심의 백화점. 백화점을 이용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탐욕의 투망을 헤어나지 못한다. 각 주인공들은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자본의 위력에 한편으론 억눌리고 나름대로 향유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작가의 눈은 이를 놓치지 않는다.

 

“본인에게는 필연이라도 남에게는 우연일 수 있는 상황, 그 속에서 우발적으로 겪게되는 폭력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한편 표제작인 ‘착한 사람 문성현’은 장애인의 일생을 담담하게 그린 중편으로 작가 윤영수씨가 좋은 사람임을 알려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39세라는 적지않은 나이에 등단한 늦깎이 소설가 윤영수씨는 이미〈사랑하라 희망없이〉로 탄탄한 작품세계를 인정받았고 새소설집 역시 그의 문학세계를 심화, 확대시킨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화려하지 않은 욕심을 갖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내 아이들이 엄마의 작품을 봤을 때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쓰고 싶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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