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 위스키
김치와 위스키
  • 카피라이터·현대방송홍보국장
  • 승인 2017.09.25 14:20
  • 수정 2017-09-25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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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때 우리는 ‘김치’라고 말하며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러나 요즘 자신을 ‘표정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는 어떤 전문가가 새로운 학설을 내놓았다.

‘김치’보다는 ‘위스키’라고 하는게 훨씬 더 예쁘다는 것.

입모양이 자연스럽게 치켜 올라가고 이빨이 아주 예쁜 각도로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웃음을 ‘억지로’만들되 디자인하는 차원에서 생산해 내는 것이다.

표정디자이너?

처음 들었을 땐 생소했다. 그러나 자꾸 생각하니까 어쩌면 필요한 분야인 것도 같다.

물론 가식으로만 꽉 찬 표정.

그것도 진하게 페인트 칠하듯 억지로 만드는 거라면 쌍수를 들어 반대다. 그러나 늘 웃고, 늘 재밌어 죽겠다는표정을 스스로에게 디자인하여 훈련시키다 보면 삶 자체가 변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예부터 ‘성격이 운명이다’혹은 ‘말이 씨가 된다’라고 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잘 아는 대중가요 가수 ㅂ씨나 ㅊ씨는 모두 슬픈 노래만 부르다가 결국 그렇게 우리곁을 떠나고 말았다.

ㅁ양, ㅊ양도 그가 부른 노래제목 같은 인생을 살고있다.

정말 신기한 노릇이다.

내 주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맨날 입버릇처럼 자기 아들에게 ‘망할 놈의 자슥’ ‘망할 놈의 자슥’그러더니 결국 그분의 아들은 망하고 말았다.

“너는 이담에 뭐든 될 수 있을거야, 판사도 되고 의사도 되고 목사도 되고... 니가 마음만 먹고 열심히 한다면넌 뭐든지 될 수 있어.”

또 어떤 분은 날마다 아이가 잠들때면 곁에 앉아 그랬다고 한다. 결국 그 아이는 뛰어난 예술가가 되었다.

나도 예전엔 지독한 비관주의자였다.

‘슬픔이 내 인생의 주성분’이라고 말하곤 했다.

인생이 뭘까? 나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인생을 너무 철학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물음표 투성이였다.

그러다보니 웃기보다는 심각한 생각에 빠져 있기 일쑤였다.

아마도 거대한 잠수함 속에 갇혀 깊이를 알수없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 육신인들 가벼울 수 있었겠는가.

늘 무겁고 우울했다.

‘우리를 괴롭히는 많은 주의(主義)가 있다. 그 중에서도 혼(魂)을 죽이는 유일한 주의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비관주의다’라고 말한 이는 J.버컨이다.

어느날 나는 드디어 신장개업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들이 “요즘 어때요?”하고 물으면 “인생이 슬퍼요.”라고 대답하던 버릇부터 고쳤다.

해피해요, 매일매일 신나요...

사실 따져보면 신나지 못할 것도 없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슬픔은 내가 패션처럼 걸치던 옷에 불과했다. 내 육신을 멍들게하고 내 영혼을 녹슬게 하던 그 옷을 나는 과감히 벗어 던졌다.

요즘, 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젊은이들 사이에 ‘사뻑파’가 유행이라며?

자기얼굴 보고 뻑가는 사람들.

그렇다면 나는 ‘사뻑파’야. 사소한 일에도 ‘뻑, 뻑’가는 사람.

그냥 기쁘고 마냥 감사하고 주야장 창 모두가 예뻐 보여.

왜, 구태여 히로뽕을 먹는지 몰라. 이세상에 널부러진게 히로뽕인 것을!

저 하늘, 저 구름, 저 산, 저 나무, 그리고 수많은 책들, 끝없이 만들어지는 좋은 영화들...

안경에 먼지가 묻으면 글씨가 잘 안보인다. 눈에도 먼지가 묻으면 세상이 잘 안 보인다.

눈의 먼지를 닦고 바라보면 인생은 정말 행복투성이.

어두운 세상, 얼마나 옷을 일이 없으면 우리는 ‘김치’라고 말하면서라도 웃으려고 애쓰는가.

한심한 세상, 얼마나 웃을 일이 없으면 ‘위스키’라고 말하면서 더 이쁘게 웃으라고 충고하고 연구하는 사람까지 생기겠는가.

이 모든 것이 이시대의 블랙코미디.

이젠 ‘김치, 위스키’하며 가짜로 웃지 말고 우리들의 눈부터 닦아내자.

맑은 눈으로 세상의 속살을 바라보면 삶 자체가 진짜 웃음 속에 폭빠지게 된다.

여기서도 깔깔, 저기서도 깔깔, 웃음은 누가 거저 주는 하사품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내는 나의 생산품이자 순수 셀프서비스.

가슴속에 맺힌 멍울, 확 뚫리도록 실컷 웃어도 다른 사람에게 찰과상을 입히거나 상처를 줄 리 만무하다.

그러니“당신 왜 그렇게 웃어? 그만 웃지 못해?”라고 시비를 걸리도 없다.

“웃음을 당장 그치지 않으면 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덤빌 사람도 전혀 없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마음껏 웃고 살자.

웃는자에게 복이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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