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가 때 아닌 호황이란다. 유방성형을 해달라는 여성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 이 현상의 원인을 성형외과의에게 묻자, 이승희가 ‘유방모양을 조금 수정했고 아직 부작용은 없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한 것이 은연중 유방성형의 안전성과 효과를 홍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처럼 인터넷 사이트란 밀실 속에서 은밀한 연인으로 불리던 이승희를 언론이란 공기를 통해 광장으로 불러내고 이승희 붐을 주도한 이는?

말할 나위없이 한국언론이다.

이승희가 입국하자 한국언론은 이상한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선정성 기준의 카오스현상, 이전에 미야자와리에와 유연실이 누드집을 냈을때 그에 대한 개탄을 금치 못하던 한국언론이, 어찌보면 더 선정적이라 할수 있는 이승희를 스타로 만들어 준 것이다.

이승희 출국에 즈음해서 언론은 이승희 붐을 일으킨 자책과 그럼에도 쏠리는 관심 사이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20일자 한 일간지는 ‘이승희의 존재를 가장 먼저 부각시켰던 본지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일종의 책무감마저 느낀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바로 다음날자 그 신문은 또 이승희 기사를 실었다.

언론의 보도태도가 비판과 찬양 사이에서 우왕좌왕 하고 있는 동안 ‘노랑나비’는 다시 태평양을 건너 갔고 아직까지 그가 일으키고 간 카오스는 계속되고 있다.

이 카오스의 해법은 공정한 선정성 기준의 마련과 언론의 끊임없는 성찰에 있다고 말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전히 미진함을 느끼는 것은 이 현상에서 그와는 좀 다른 배경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 15일 여기자클럽이 발표한 통계자료가 흥미를 끈다. 소프트한 문화·레저·생활기자등이 주를 이뤄 여기자의 증원이 예상되는 ‘섹션화신문 ’조선·중앙·동아3사를 조사한 결과 여기자 비율이 6%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 중앙일간지·통신사·방송사를 대상으로 90년에 한 조사에서는 8.2%, 96년에는 7%였다는 점에 비춰 보면 여기자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남자들이 많은 언론사에서 매력적인 여성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 아닐까? 오히려 나는 한국언론에 종사하는 남자들이 좀 더 솔직해지길 바란다.

‘그녀는 너무 예뼜어. 그래서 침착하기 힘들었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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