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후 4년 지나야 연봉 4천만원 이상, 수석딜러는 연봉 1억원 이상도

유망직종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의사나 판·검사 등 고소득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직종이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방송 PD, 외환딜러 등 개성있고 평범하지 않은 직종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0.5초의 승부사’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은 외환딜러는 외환을 사고 파는 사람을 말한다. 외환은 보통 국제간거래의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는 외화와 이에 관련된 선물환, 스왑 그리고 기타 파생상품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외화 중에서도 달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세계가 단일시장으로 변화함에 따라 화폐를 교환하는 일은 당연해졌고, 나라마다 경제사정이 다르고 돈에 대한 가치도 다르니 매 초마다 변하는 환율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수출액에 버금갈 정도의 이익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선 전문적 지식과 숙련된 기술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며 이런 업무에 전문적으로 종사하는 사람을 ‘딜러’라 한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고정 환율제도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국제적인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외환 자유화는 필연적이었고, 마침내 1990년 3월부터는 시장평균환율제가 실시되었다. 외환딜러가 각광을 받게 된 것도 이 시기부터.

외환딜러가 전문직업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변호사나 회계사처럼 자유직업인은 아니다. 외환딜러는 원칙적으로 은행에 소속되어야 한다. 또 외환딜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등에서 특정 학과를 교육받거나 자격증 시험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전문직업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 하지만 외환딜러처럼 특별한 전문지식 없어서는 곤란한 직업도 없다. 특히 과거처럼 단순히 외화를 사고 파는 것보다는 스왑,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이 등장했고 환율·금리 등 국제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경우가 잦아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외환딜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거시경제와 국제금리, 환율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익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자격시험이 없지만 각 은행은 나름대로 잘 짜여진 사내 교육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가령 3개월 정도 OJT(On The Job Training)를 시킨 후 시니어 딜러의 감독 하에 6개월 동안 소액(수백만달러 정도)의 한도에서 매매기법과 실전감각을 배운다. 다음 3개월 동안 독자적인 매매를 성공적으로 해내면 딜러로서의 일차 관문을 통과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년 정도는 더 실력을 다져야 딜러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력이 쌓이고 은행의 규모나 손익구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1천만-2천만달러에서 1억-2억달러 규모의 거래한도를 가지게 된다.홍콩이나 싱가폴 등 실전 위주의 단기 해외연수도 이 시기에 받게 된다.

외환딜러는 입사 후 최소 3-4년이 지나야 비로소 외환딜러로 인정을 받게 된다. 이 시기의 연봉은 딜링 룸의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4천만원 이상으로 생각하면 된다. 물론 수석 딜러가 되면 보너스를 포함 1억원 이상 받는 일도 드물지 않다.

딜러의 업무는 잘못했을 경우 소속회사 전체에 엄청난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경력과 위치, 능력에 따라책임질 수 있는 액수의 한도가 정해져 있고 이에 해당하는 행동규범이 있다. 우선 확신이 설 때만 거래를 해야한다. 또 경영진의 정책과 주어진 한도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소문을 퍼뜨리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경쟁회사와도 협조하지 말아야 하며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모든 거래는 대외비로 하고 개인 계좌를 통해서 거래하는 것은 금물이다. 상대방 딜러의 인격과 능력을 존중하고 규정을 어겼을 때는 즉각 보고해야 한다.

현재 국내 여성딜러는 전체의 4%. 현재 외환딜러 전문양성기관인 한국국제금융연수원(02-393-0101)의 김상경 대표는 “외환딜러가 모험적이어서 남자직종이라는 선입관만 버리고 도전해 보면 여성도 얼마든지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소개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