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홍콩,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다마고치’열풍을 앓고 있다. 초등학생을 위주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는 이 오락게임은 액정화면 속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동물이 신호음을 낼때마다 버튼을 눌러 먹이,목욕, 용변, 치료 심지어 놀이와 교육기회까지 제공하지 않으면 곧 죽어버리도록 만들어져 있다.

현재 언론에서는 수업 중에 신호음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아이들이 그 때마다 오락기를 꺼내 작동하는 바람에 학습 분위기가 크게 떨어진다고 보도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조금만 보살핌을 게을리해도 죽어버려 다시 처음부터 쉽게 시작하는 과정에서 생명을 경외시하는 경향이 난무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이 게임의 부작용에 대해 논하기 이전에 ‘다마고치’라는 오락게임이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간 원인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마고치는 기계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에게 신호로써 필요한 것을 요구한다. 그에 대한 응답이 이루어지면 눈에 띄게 자란다.

게다가 자신이 신경을 쓰지않으면 액정화면 속의 애완동물은 죽고만다. 상호간의 반응이 확실한 다마고치가 초등학생들에게 널리 퍼진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이 어떠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초등학생들의 생활을 살펴보자. 학교가 파한 후 동네 친구들과 해가 질때까지 어울려 놀던 옛날과는 달리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원과 개인교습에 시달려야 한다. 설사 예전처럼 ‘아이답게’살고 있는 아이조차 놀 친구가 없어 집으로 되돌아와야만 하는 실정인 것이다. 맞벌이 부모가 늘어난 이후에는 예전보다 부모로서의 애틋한 정을 아이들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화할 누군가가 없어 컴퓨터에게 반응하는 그들이 어른이 되어 과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 매우 염려된다.

지금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작용에 대한 방안으로 다마고치를 압수하고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과연 이런 해결책이 효과가 있을가? 제2의 다마고치 게임이 생겨나면 우리의 초등학생들은 또다시 게임기와 같이 생활할 것이다.

우리의 어린이들이 게임기가 아닌 인간과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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