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희정 여장연 활동가
[인터뷰] 이희정 여장연 활동가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4.16 10:57
  • 수정 2010-04-16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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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 아직도 멀고 먼 길”
교통 편의시설 미미, 인식 부족 여전
전철 30분 거리 1시간 30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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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장애인연합(여장연) 이희정(사진) 활동가는 집이 있는 창동에서 직장이 있는 종로5가까지 전철로 30분 거리를 매일 아침 1시간 30분 이상 걸려 이동한다. 지체장애 3급인 이희정 활동가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붐비는 시간을 피해 오전 7시 20분쯤 집을 나섭니다. 집은 창동역이지만 편의시설이 잘 돼 있지 않아 노원역까지 스쿠터로 30분 정도 이동합니다. 전철 소요 시간은 20여 분이고, 혜화역에서 내리면 종로5가 사무실까지 또 20분 정도 달려와야 해요.”

오전 9시 출근시간을 맞춰 사무실에 오면 지난한 출근길로 인해 벌써 파김치가 된다. 퇴근길은 더욱 지옥 같다.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틈에서 전철을 다섯 대든, 여섯 대든 그냥 보내기 일쑤다. 눈 또는 비가 내리거나 추운 겨울에는 전동스쿠터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힘들다.

장애인보장구 구입 비용은 1종 수급권자의 경우 기준액(전동스쿠터 기준액 167만원) 이내의 보장구를 구입할 때 실구입가의 전부(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기준액에 해당하는 금액), 2종 수급권자의 경우 기준액 이내 실구입가의 100분의 85에 해당하는 금액(기준액을 초과하는 경우는 기준액의 100분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부에서 지급한다. 건강보험 가입자의 경우에는 기준액(167만원)의 80%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보조기구가 필요한데 구입하지 않은 장애인의 51.6%가 ‘구입비용 때문에’라고 응답했다.

“스쿠터 없이는 다니지 못하니까 스쿠터는 제 몸과 같습니다. 전동스쿠터로 인해 밖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밖을 볼 수 있게 됐는데도 다른 사람들은 그냥 기계덩어리로만 생각하죠. 요즘은 중국산이 많아져 고장이 잦아지는데도 제조사가 문을 닫아 수리를 못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지방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죠.”

이희정 활동가는 30분 회의를 위해 3시간을 소요해 이동한다.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의 경우 리프트의 경사가 급하고 길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갈아타는 데만 1시간이 걸린다.

“몇 시간 걸려 회의 장소에 도착해서 30분밖에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은 참 허무합니다.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하더라도 가고자 하는 방향까지 횡단보도 서너 개를 건너야 하니 이동이 너무 힘듭니다.”

특히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외진 곳에 위치한 경우에는 야간에 노숙인이나 취객들로 인해 상당히 위험하다.

“외진 엘리베이터 근처에 취해서 주무시는 분, 소변 보는 사람, 노숙인 등 저녁 시간에는 다니기 무섭죠. CCTV가 설치돼 있다 하더라도 사고는 순간인데 여성 입장에서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희정 활동가는 저상버스의 경우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의자를 접어야 전동스쿠터가 들어갈 수 있는데 이미 많은 사람이 타고 있는 경우 난감합니다. 일반인들도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정류장에서 종종 뛰어야 하는데 장애인들은 더욱 힘들죠.”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들이 교통수단 이용 시 어려운 점으로 ‘버스·택시의 불편’을 64.9%, ‘지하철·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의 부족’을 19.3%로 꼽아 많은 장애인들이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정 활동가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과 시설 확충이 많이 나아졌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이야기하면서도 “힘들지만 열심히 사는 여성 장애인의 모습으로 인해 다른 장애 여성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어 집밖으로 나오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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