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부문의 모든 영화들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새롭게 재편성되고 구성되는 모성을 둘러싼 문제들의 핵심을 잘 드러냈지만, 특히 ‘블레스드’는 불안정한 삶의 가장자리에 놓인 아이들과 어머니들의 힘들고 고된 일상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어머니로도, 아내로도, 여자로도 살기 힘든 전세계 여성의 현실을 보여주려는 주제의식이 뚜렷하다.”

제1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여성신문상의 심사를 총괄한 박혜란 심사위원장은 수상작으로 선정된 애나 코키노스 감독의 ‘블레스드’를 이렇게 평했다.

아이들과 엄마들이라는 두 챕터로 구성된 ‘블레스드’는 각각 아이들의 시점과 엄마들의 시점에서 구성된 하루의 일과를 통해 저소득 계층 가정의 보살핌과 상처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이런저런 이유로 학교에 가지 않고 도시를 배회하는 7명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보호받거나 위로받지 못하고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 5명의 어머니의 일과를 쫓는다.

박화숙 심사위원은 “탄탄한 극적 구성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카메라의 서술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생략됐던 부분들이 어머니들의 이야기 속에서 드러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주의적인 촬영기법으로 생생하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블레스드’를 본 심사위원들은 배우들의 연기가 극에 대한 몰입도를 더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어머니 역을 맡은 5명의 중견 여배우들은 자녀에 대한 사랑과 개인으로서 행복한 인생에 대한 욕망의 충돌을 잘 표현했다.  

여성신문은 이번 영화제의 비경쟁 부문 중 ‘쟁점: 모성에 대한 질문’의 6개의 작품 중 수상작을 선정했다. 함께 후보에 오른 작품은 사만다 모튼 감독의 ‘버려진 아이’, 안선경 감독의 ‘귀향’, 마그레트 올린 감독의 ‘엔젤’, 지퍼 브랜드 프랭크 감독의 ‘구글베이비’, 클라이러 페이만 감독과 피트 오머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엄마를 돌봐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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