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병문 인천 성민병원장
[인터뷰] 안병문 인천 성민병원장
  •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4.16 10:18
  • 수정 2010-04-16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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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사랑으로 눈뜬 인술, 환자 중심 병원 만들게 했죠”

 

국내 유일의 수지접합 전문 종합병원을 경영하는 안병문 병원장. 20여년간 소외계층에 의료비 지원도 계속해 왔다. 최근 ‘2020 비전’을 통해 동북아 중심병원을 향한 도약을 다짐했다.   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
국내 유일의 수지접합 전문 종합병원을 경영하는 안병문 병원장. 20여년간 소외계층에 의료비 지원도 계속해 왔다. 최근 ‘2020 비전’을 통해 동북아 중심병원을 향한 도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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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안병문(59·전 인천시병원회장) 인천 성민병원장은 “딸 둘을 키우면서 페미니스트가 됐다”고 말하곤 한다. 딸 가진 아빠는 저절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설명. 그러나 손가락 장애를 지닌 채 태어난 딸을 가진 아빠에겐 ‘페미니스트’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딸 둘 키우며 페미니스트 됐다”

“딸의 장애 때문에 진정한 인술에 눈떴다”는 그는 곧 있을 ‘비전 2020 선포식’을 통해 “생명존중과 질병 치유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표 가치로 설정하고, 이를 병원 식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철저히 환자 중심의 의료 선진화로 동북아 중심 병원이 되겠다는 포부도 시사했다. 국내에 한 곳뿐인 수지접합 전문 종합병원을 경영하는 안 병원장은 2008년 대한병원협회와 중외제약이 공동 수여하는 중외박애상을 수상했다. 장애인과 영세민, 생활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20여 년간 의료비를 후원한 것이 선정 이유다.   

그가 병원 밖에서 적극적으로 인술을 펼치게 된 데는 큰딸의 영향이 컸다. 선천성 수지절단장애를 극복하고 고려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큰딸은 왼손이 엄지손가락만 정상이고, 손가락 3개가 없다. 끝 손가락은 마디 하나만 남아 있다. ‘손귀신’이니 ‘기형아’니 놀리는 친구들 틈에서 딸의 몸과 마음이 아플 때마다 안 병원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정상과 비정상은 경계가 없다. 네겐 하나님이 주신 미션이 있단다”라고.

그의 집안은 ‘의료 명문가’다. 조부인 고(故) 안상호 선생은 종두 실시로 천연두를 퇴치시킨 지석영 선생과 함께 서울대 의대 전신인 관립의학교 교관으로 있으면서 초대 한성의사회(지금의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지냈다.

최초의 의학교과서인 ‘생리학’ 집필자이기도 하다. 부친인 고(故) 안부호씨는 가톨릭대·중앙대 병리학교실을 만든 국내 의학박사 1호(전남대 병리학 박사)로 성심병원장을 역임했다. 조부는 구한말 콜레라가 전국에 유행할 때 의사들을 이끌고 구호에 나섰다. 부친 역시 1949∼52년 소록도 병리과장으로 나병 연구에 헌신했다. 의료봉사도 대를 이어 상속한 셈이다.

그는 6·25 전쟁이 터진 그 이듬해 소록도 관사에서 태어났다. 안양초교, 서울중고교를 거쳐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손가락 전문의’가 됐다. 한림대 부속 한강성심병원에 있을 당시 부인 이미숙(57)씨를 만나 결혼했다. 당시 이씨는 간호대를 나와 병원에 취업했다가 노르웨이로 유학을 떠나 핸디캡 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친 상태였다.

“군에 입대한 뒤 근무지인 원주에 신접살림을 차렸어요. 큰애를 임신했을 때 아내가 노산이어선지 진통을 시작하고 하루가 지나도 소식이 없는 거예요. 결국 출산을 했는데 담당 의사가 아무 얘기를 안 해주는 게 이상했어요.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산모도, 아이도 건강한데 왼손이 작다’고 하더군요. 아기 손이니 작은 게 뭐 대수겠나 싶었지요.”

그러나, 큰딸을 본 그는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아내 역시 충격을 받은 듯 믿지 못하는 눈치더니 이내 마음을 다잡고 그의 손을 잡았다.

“당신은 뼈를 다루는 의사이고, 나는 장애인을 위한 공부를 한 사람이니 앞으로 이들을 위해 살아가도록 계시의 징표를 준 것 아니겠어요.”

그는 특히 군인병원 외과부장 시절 강원도 산골에 버려진 구순열 아기(언청이)나 사지기형아를 무료 수술하면서 보람이 컸다고 한다. 팔꿈치가 없어 손이 달라붙은 여자아이를 수술한 일도 있었다. 당시 교사와 학생 300명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는 교장선생님의 편지를 받곤 아내는 눈물을 뚝뚝 흘렸었다.

국내 유일 수지접합 전문 종합병원‘비전 2020’선포

그가 딸의 장애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2년이 필요했다. “제대가 가까워져서야 딸이 장애아가 아닌 딸로 보였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부부는 큰딸에게 온 정성을 쏟기 위해 둘째아이를 늦게 가졌다. 서울예고 3학년인 둘째딸은 언니와 10살 터울이다. 그는 1986년 서울 금호동 산동네에 정형외과 의원을 개원했다. “딸에게 무형의 자산을 물려주고 싶어서”였다.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아버지의 열정이 느껴졌을까. 큰딸은 불편한 왼손으로 피아노를 배우고, 손톱만한 종이학 1000마리를 접는 등 밝게 자라났다.

안 병원장은 딸이 접은 종이학 1000개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 의대 시험을 치를 때 신체검사에서 떨어지면 증거자료로 내놓기 위해서였다. 안 병원장은 “중3 때 딸을 미국으로 유학 보낸 것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 장애인으로 살기가 힘들 것 같아서였다”고 쓸쓸히 말했다. 미 매사추세츠 주 노스필드고를 졸업한 딸은 보스턴 브랜다이즈대에서 분자세포생물학을 전공,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피아노 실력을 꾸준히 연마해 CD 발매 기념 독주회도 열었다.

“인재 육성이 곧 내 소명”

 후배 자기계발 적극 지원

그는 금호동 정형외과 의원 개원 뒤 1993년 인천에 성민병원을 열었다. 성민병원은 260개 베드에 8개 전문과목, 3개 센터를 갖춘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23일에는 ‘비전 2020 선포식’을 갖는다. 안 병원장은 “병원 스태프가 끊임없는 자기계발로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인재로 기르고 싶다”며 “앞으로 의과대학원 박사과정을 밟는 학생들과 연구원들에게 장학금을 지급, 인재 육성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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