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레비틴(D. Levitin)의 ‘뇌의 왈츠’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음악의 제목이 아니라 책 이름이다. ‘음악을 듣는 동안 우리들의 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설명해 놓은 뇌 과학 서적이다. 2006년에 출간된 책인데, 그 이후 아마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매우 유명한 책이다.

그 자신이 음악 연주가이기도 하고 음악 프로듀서이기도 했던 레비틴은 왜 사람에 따라 음악에 대한 소질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음악에 대한 예민성과 선호는 왜 사람에 따라 다른가? 어떤 이는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데, 왜 어떤 이는 음치 혹은 박치인가? 왜 세대별로 음악에 대한 선호가 다르고, 어릴 적에 들었던 음악들은 왜 평생 잊히지 않는가?

이런 궁금증에 빠져서 레비틴은 음악 일선에서 물러나 대학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신경심리학 연구에 빠진다. 두뇌 연구를 통해 음악과 관련된 기억과 지각, 예민성과 창조성 등의 문제에 해답을 얻으려는 열망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한다.

그는 현재 하버드대학 신경과학 분야의 교수다. 그의 오랜 세월에 걸친 연구의 결론이 ‘뇌의 왈츠’에 담겨있다. 그는 연구 시작 초기에는 음악과 관련된 차별적 능력이 뇌의 구조로부터 생겨나는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될수록 그런 증거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음악의 대가를 분석해본 그의 집요한 연구는 애초의 생각과는 다른 엉뚱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른바 ‘1만 시간의 법칙’이 그것이다. 음악의 대가 모차르트의 음악적 위대성은 그의 뇌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1만 시간에 이르는 엄청난 연습과 훈련이 모차르트의 위대성을 출연시킨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레비틴의 1만 시간의 법칙은 음악을 넘어 여러 영역으로 적용되어 간다. 위대한 전문성 또는 달인적 특성(達人的 特性)은 뇌의 선천적이거나 구조적 특성보다는 1만 시간에 걸치는 진지한 훈련과 연습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통용되기 시작한다.

도덕은 어떨까? 도덕적 품성과 행동, 그리고 예민성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1만 시간의 법칙이 도덕에도 적용되는 것 아닐까?

얼마 전에 한 초등학교 교사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반 아이들 모두에게 500원씩 나눠준 뒤 착한 일을 해 오라는 숙제를 내줬다고 한다. 태어나서 그런 숙제는 처음 받아 보았을 아이들이 과연 그 돈을 어떻게 했을까?

결과는 재미있었다. 아이들 중 착한 일에 돈을 쓴 아이는 20%에 불과했고, 나머지 80%의 아이들은 받은 돈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착한 일을 한 아이들에게 돈을 어디에 썼는지 물어보니 대부분이 걸인에게 줬다고 답했다. 나머지 아이들에게 왜 돈을 그대로 가져왔냐고 물어보았다. 

“착한 일을 할 기회가 없었어요.”

“불쌍한 사람을 보긴 했는데요, 길거리에서 바구니에 동전을 넣기가 창피해서 못 본 척했어요.”

흔히 착한 일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렇게 멍석을 깔아 줬는데도 기회가 없었다거나 혹은 창피하다는 이유로 착한 일을 하지 못했다. 동전을 걸인에게 준 일부 아이들도 길거리에서 걸인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다음날 그냥 왔을지 모른다. 착한 일을 많이 해 본 아이였다면 어땠을까? 아마 그 돈을 좋은 일에 쓸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동생에게 과자를 사 줄 수도 있고, 친구들과 돈을 합해 모금을 했을 수도 있다. 그도 아니면 부모나 주변 어른들에게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상의라도 하지 않았을까?

착한 일도 자꾸 해서 연습을 해야 그 빈도가 높아진다. 착한 일은 마음만 먹는다고 바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양로원이나 고아원 같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노인이 앞에 서 있을 때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눈을 감아버리는 사람도 많다. 길거리에서 우는 아이를 보고도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연습과 훈련을 통해 도덕적인 품성과 행동이 몸에 배고 습관이 되고 나면 저절로 착한 일을 찾아서 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법을 가르친 기억을 떠올려 보라. 아이들이 처음부터 인사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그저 부모가 시켜서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고 나면, 굳이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어른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인사 먼저 하게 된다.

따라서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착한 일을 하도록 계속 훈련시키고 연습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날 때부터 착하고 나쁜 사람이 따로 있을까? 레비틴의 1만 시간의 법칙이 시사하는 바는 훈련과 연습의 차이다.

착하게 사는 지혜는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통해서 연습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착한 일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다 보면 아이는 저절로 그 도덕적으로 사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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