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피아노 교습소 원장
김은경 피아노 교습소 원장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4.02 11:45
  • 수정 2010-04-02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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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작은 오케스트라 만들고 싶어요”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지역 연주회도 계획

 

피아노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놀이를 가미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교습한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free prescription cards sporturfintl.com coupon for cialis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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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Moderato

[모데라토 : 보통 빠르게]

아침 8시, 김은경(33)씨는 집 근처 공원에서 분홍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는 은경씨의 아침은 일반 직장인들보다 조금 여유롭다. 한 시간 정도의 아침 운동 후 은경씨는 영어학원에 간다. 요즘은 새 학기라 학부모 상담 약속으로 영어학원에 못 가는 날이 많긴 하지만.

오전 10시, 부천시 소사구 ‘허브 피아노 교습소’의 문이 열리고 은경씨의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된다. 10년 경력의 은경씨는 현재 7평 남짓한 아담한 공간의 주인이지만, 2년 전만 해도 원생 100여 명이 다니는 제법 규모 있는 학원의 원장이었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은경씨는 연주보다는 교수법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인 1999년 5월부터 ‘경선음악학원’을 시작한 그는 만 9년을 쉼 없이 일했다.

“피아노 5대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한 아이씩 정성을 쏟으며 집중하고 새로운 교재와 교수법으로 가르치니 멀리서도 찾아오더라고요. 첫 해 30명이던 원생이 다음해 50명, 그 다음해부터 몇 년간은 100명까지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23세의 어린 선생님은 학부모들을 상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젊은 교사가 엄마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만두는 학생도 있었다. 그때부터 학부모 상담은 어머니 담당이었다. 2001년부터는 같이 피아노를 전공한 동생이 합류하면서 음악학원은 안정되어 갔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나니 너무 고여 있는 것 같아 피아노 교수법으로 대학원에 진학하고, 부천시 피아노 교사 모임에도 참여해 교재 연구와 케이스 스터디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일을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되면서도 집과 직장이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보니 부모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정체되고 답답했던 것 같아요.”

파티 플래너로의 외도를 꿈꾸기도 했던 은경씨는 고갈된 체력과 마음을 충전하기로 하고 9개월간의 쉼을 가졌다.

 

Vivace

[비바체 : 매우 빠르게]

낮 12시, 엄마 손에 이끌려 학원에 들어온 6살 혜빈이는 좋아하는 남자친구 집에 못 가고 피아노 학원에 온 게 못내 속상하다. 은경씨는 뚱하게 부어 있는 혜빈이를 달래며 교재로 함께 놀이를 시작한다.

집중력이 5분에서 7분을 넘지 않는 아이들에게 음악 이론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음표와 박자, 손가락 번호가 그려져 있는 퍼즐, 그림책 등 게임 같은 교재로 아이들의 흥미를 끈다.

“예전 음악 교수법이 기계적이고 딱딱했다면 요즘은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고려하는 쪽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아이들이 검은 건반을 좋아하는데, 이전 바이엘 책의 초반에는 검은 건반이 나오질 않아요. 아이들은 검은 건반을 치고 싶은데, 못 치게 하니까 흥미를 잃게 되죠.”

1시간 안에 이론 학습, 피아노 레슨, 개인 연습이 모두 이루어진다.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의 학습 과정을 은경씨 혼자 담당하고 있다.

오후 3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선생님~” 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왁자하다. 그래도 은경씨는 여유롭다. 부산스러운 아이들 하나하나를 살피고, 체크하며 상황을 조율한다. 마치 수많은 악기를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다.

“피아노는 1~2년에 완성되지 않아요. 아이가 피아노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5~6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아이들이 선생님과 교감하면서 피아노가 좋아져야 해요. 예전에 저는 아이들을 융통성 없이 빡빡하게 가르쳤는데 이제는 아이의 상태에 맞는 눈높이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9개월의 쉼을 끝내고 지난해 4월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다시 교습소를 개원한 은경씨는 아이들을 좀 더 큰 패러다임에서 보게 되었다고 한다. 하루하루 연습량에 연연하기보다는 한 달, 두 달 아이들의 변화에 더 초점을 맞추고 지도한다. 학부모와의 상담도 많이 편안해졌다. 이전에는 대화가 어려워 필요한 말만 하고 상담을 끝냈는데, 지금은 함께 차도 마시면서 교감하려 애쓴다.

Andantino

[안단티노 : 조금 느리게]

오후 4시, 한바탕 소란이 지나가고 고학년 학생들만 남은 학원은 조용하다. 은경씨는 학원 여기저기 흩어진 교재와 필기구를 정리하고, 출석부를 다시 훑어본다.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특강과 10월에 계획하고 있는 음악회에 대한 구상도 이 시간에 해야 한다.

“피아노에만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음악을 접하게 해주기 위해 수요일엔 리코더, 단소, 오카리나 등 다른 악기 레슨을 합니다. 음악 감상을 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여동생이 운영하고 있는 경선음악학원과 연합해 가을에 정기 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5회 개최해온 정기연주회는 소사구청 홀에서 진행하는데 300여 명의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 축제가 됐다. 모든 학생이 다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피아노 듀오, 리코더, 오카리나, 단소 합주, 리듬 합주, 합창, 가족 연주 등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꾸릴 계획이다.

“아이들이 최대한 무대에 많이 서볼 수 있게 합니다. 무대에서 실수하는 것도 배움의 과정이니까요. 연주회나 대회에서 다른 이들이 연주하는 것을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고, 관객과 호흡하는 법도 배우지요. 음악은 수학과 달라서 빨간색을 표현하는 게 정해져 있지 않아요. 붉은색, 다홍색 등 사람마다 해석하고 표현하는 게 달라요. 그 안에서 아이들은 음악에 대한 생각과 감각이 풍부해지죠.”

문화적인 혜택에서 소외되거나 높아지는 이혼율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한 치유와 회복을 선사하고 싶은 것이 은경씨의 바람이다.



Andante

[안단테 : 느리게]

오후 7시, 마지막 학생의 레슨을 마치면 은경씨의 일과도 마무리된다. 아직 연주자에 대한 비전을 버리지 않았다는 은경씨는 연주자의 꿈을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과 함께 꾸기를 바란다.

“아이들을 위한 작은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피아노를 전공하면서 제 실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좌절도 많이 했어요. 잘 가르칠 수 있는 저의 장점을 보기보다 거창한 프로필을 부러워했지요. 이제는 길거리에서도 연주할 수 있는 작은 연주자를 꿈꿉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오케스트라에서 지역주민을 위해 연주하고 싶어요.”

올 6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은경씨는 화요일마다 피부 관리를 받으러 간다. 이번 달에는 신접살림을 차릴 집을 구해야 하고, 웨딩 플래너도 만나야 해서 은경씨의 저녁 시간은 빡빡하다. 2010년 봄은 새로이 꾸리게 될 가정과 음악을 통한 꿈으로 그에겐 예사롭지 않게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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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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