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무역 의존국이다. 그래서 무역은 중요한 뉴스다. 매월 1일에는 상품에 대한 수출입 실적이 나온다(상품수지). 한 달쯤 지나면 이 기사처럼 국제수지를 발표한다. 이 기사는 복잡해 보이지만 몇 가지 개념만 알면 쉽게 정리된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상품과 서비스, 자본이 오가는 게 무역이다. 상품과 서비스를 보내고 외화를 받는 것을 수출, 그 반대가 수입이다. 수출과 수입의 차이가 ‘수지(收支)’. 수출이 더 많으면 ‘흑자’, 수입이 더 많으면 ‘적자’. 흑자를 기록하면 외화가 국내에 들어온다. 외화 부족이 외환위기라는 것을 알면 흑자의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있다.
또 흑자가 늘어나면 미국 달러의 국내 반입이 증가한다. 달러의 가치는 낮아지고(흔해지면 가치가 떨어짐), 상대적으로 한국 돈의 가치는 높아진다. 이것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다’ 또는 ‘원화가치가 높아진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국제수지는 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항상 중요한 뉴스가 된다.
이제 국제수지를 알아보자. ‘국제수지=경상수지+자본수지’이다.
앞의 기사는 국제수지가 1월 적자에서 2월에 흑자를 기록했는데, 그 요인으로 경상수지가 1억6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음 기사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은 상품수지 흑자 확대와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의 적자 축소에 따른 것”이다.
이 기사로 보면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등 여러 가지로 구성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경상수지는 ‘상품 수지(상품 수출입 차이)+서비스 수지(운임, 관광, 통신, 보험, 특허 사용료 등)+소득 수지(급여와 임금, 주식 투자의 배당금, 빌려준 돈의 이자)+경상이전수지(대가 없이 주는 원조, 증여, 기부, 유학생 송금액)’다.
자본수지는 ‘투자수지(해외에 직접 또는 간접 투자, 차관 거래)+기타 자본 수지(해외 이주비)’로 구성돼 있다. 외국의 주식을 사거나 공장을 세우기 위해 투자하는 것은 투자수지이고, 주식을 투자한 대가로 받는 배당금은 소득수지라는 것만 알면 헷갈릴 일은 없다.
이제 위의 기사가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지난 2월 우리나라의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는데, 그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이며, 더 구체적으로 상품수지는 흑자를, 서비스수지의 적자 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제 대상을 좀 더 넓혀보자. 한국은행이 발표한 내용의 일부다.
“외국인의 주식투자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지난달 자본수지도 2억5000만 달러 순유입(흑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순유입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2월 국제수지가 흑자를 보인 이유를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