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숙 신간 ‘여자, 그림으로 행복해지다’

책에는 마르크 샤갈, 클로드 모네, 워터하우스, 휘슬러 등 화가 40명의 그림과 그림에 얽힌 사연들이 담겨있다. “미술에 있어서는 초등학생과 별다를 바 없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저자가 그림에세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된 것은 한 점의 그림 때문이었다. 몇 해 전 관광차 우연히 들른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에서 조우한 고흐의 ‘해바라기’가 바로 그것. “해바라기가 불타고 있는 듯, 살아 움직이는 듯 느껴졌어요.” ‘스탕달 신드롬’을 경험한 순간이었다.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비평가들의 영역이라 생각하던 그는, 이 순간 전문가들의 공식대로만 그림을 읽을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샬럿의 여인’이 슬픔을 위로한다면, ‘프롬나드 데 장글레’는 기쁨을 배가하는 그림이다. 저자는 “초등학생이 그린 것처럼 엉성한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유쾌해진다”고 말한다.

대형기획전시가 쏟아지고 있지만, 작가는 “될 수 있으면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에 갤러리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그림과 조용히 일대일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다. “자기만의 시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고급한 취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림을 느끼고 즐기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